"북-중 군사외교 재가동… 중국 핵탄두 보유량 현재 200대, 10년 뒤 배로 늘어날 것"
  • ▲ [모스크바=AP/뉴시스] 중국에 인도된 S-400. 러시아 첨단 방공미사일 체계 S-400이 지난 2017년 5월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 리허설에서 등장하고 있다. ⓒ뉴시스
    ▲ [모스크바=AP/뉴시스] 중국에 인도된 S-400. 러시아 첨단 방공미사일 체계 S-400이 지난 2017년 5월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 리허설에서 등장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군사력 수준과 북중 관계 등에 대한 분석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일부 재래식 군사력이 미국을 넘어섰다고 경고하며, 지난해 북한과 중국이 관계가 호전되며 군사외교를 재개했다고 지적했다. 

    1일(현지시각) 미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 중국 관련 군사안보 보고서'(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0)를 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조선·육상 기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통합 방공시스템 등 일부 군사현대화 부문에서 미국과 동등하거나 더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향후 10년간 핵탄두 비축량을 두 배로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美 국방부 "中 핵탄두 200대 정도… 10년후 두 배 증강 예상"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130척의 대형수상함을 비롯해 약 350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미해군 군함은 293척이다. 또 중국은 사거리 500~5500km 지상발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1250기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순항미사일은 한 대도 없으며,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300km에 못 미친다. 보고서는 "중국은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는 국제협약에 구속되지 않고 재래식 미사일 전력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1987년 러시아(구 소련)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을 탈퇴하며 미·중·러 3국이 참여한 새로운 형태의 조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절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러시아식 S-400s와 S-300s 등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보유한 나라 중 하나"라며 "중국이 강력한 통합 방공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현재 200대 정도로 추정되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앞으로 10년 동안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그 목표는 공중발사 탄도미사일 확보를 비롯해 '육·해·공 3대 핵전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분석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매년 발표되고 있다. 2000년 발표된 최초 보고서에는 "중국의 군사력은 상당한(sizeable) 수준이지만 중국 공산당의 장기적 야망에는 적합하지 않는 구식(archaic) 군대"라고 평가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민족주의 열망에 호소하며 존재감 각인"

    보고서는 중국이 2049년까지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려는 목표에 따라 군사력을 증강해왔다고 분석했다. 이 목표를 위해 국력을 확대하고 지배체제를 완성하며 국제질서를 재편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인의 민족주의적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공산당과 사회주의 체제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중국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보고서는 대북제재에 비협조적인 중국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북중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국은 대체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하면서도 중국 영해에서 일어나는 북한 선박 간 환적과 중국 내 북한 금융기관의 활동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지난해 다소 우호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이 두 차례 만난 것을 비롯해 양국 고위급 교류가 수없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는 것은 그와 같은 관계 변화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중 군사관계 다시 밀착… 한반도 사태 대비 군사훈련 중"

    보고서는 한반도 유사시 중국이 1961년 '중조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에 따라 북한지역에 인민해방군 북부전구 부대를 파병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국내 일각에서 북중 군사동맹이 깨졌다며 한반도 유사시 중국이 자동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다. 그와 같은 전망은 북·중이 합동 군사훈련을 벌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지만, 미 국방부 보고서는 1961년 북중간 조약이 중국이 자동개입하는 명분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8월 김수길 북한 군 총정치국장과 장유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간 회동을 비롯해 양국 군 관리들이 수차례 만난 사실을 들며, "북·중 간 군사외교가 재가동됐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이 한반도 사태에 대비해 육상·해상·항공·화학방어 훈련 등 군사 훈련을 수행하고 있다(conducts)"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반도와 관련한 중국의 목표는 '안정, 비핵화, 북중 국경 인근 미군 부재'의 3가지라고 했다. 그에 따라 중국은 북한정권이 붕괴하거나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이 벌어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에 따라, 중국은 미·북 대화가 재개하기를 원하며 북한에 대해 '대화와 압박' 전략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 ▲ 1일(현지시각)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2020 중국 관련 군사안보 보고서' 표지. ⓒ미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 1일(현지시각)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2020 중국 관련 군사안보 보고서' 표지. ⓒ미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