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그런 적 없다" 그마저 부인… 박삼득 보훈처장 "구두상으로 경고했다" 주장
  • ▲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승만 건국대통령을 비롯한 우파진영 인사를 연일 '친일파'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빚은 김원웅 광복회장이 결국 국가보훈처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국민통합 저해하는 목소리 많아"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 회장에 대해 시정 요구 등 주의를 줬느냐'는 미래통합당 윤재옥 의원 질의에 "1차 구두상으로 (경고를) 했다"고 답했다. 

    박 처장은 또 '국가유공자단체가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 회장의 발언이) 정치적 중립(위반)은 아니다"라면서도 "보훈단체 간에 충동을 야기한다든지 국민통합을 저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제14조(정치활동 등의 금지)는 "각 단체는 특정 정당의 정강(政綱)을 지지·반대하거나 특정 공직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 ▲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정상윤 기자
    ▲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정상윤 기자
    '구두경고' 받은 김원웅 "처음 듣는 얘기" 부인

    박 처장의 '구두경고'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회장은 경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회장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박 처장이 구두경고를 했느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라며 "보훈처장이 야당의 질의 공세 소나기를 피하려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친일파와 결탁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친일·친나치다" "초대 육군 참모총장부터 무려 21대까지 한 명도 예외 없이 일제에 빌붙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전날에는 마스크도 안 쓰고 국회를 찾아 "미래통합당은 토착왜구와 한 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통합당 김태흠 의원은 "군사정권 부역자 김원웅이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좌파정권에 아부하기 위해 발악하는 모습이 분노를 넘어 측은하기까지 하다"며 "좌파가 판을 치던 시절 김원웅이라는 희대의 변절자, 세상을 어지럽히는 난동꾼이 있었다고 역사는 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 처장과 김 회장의 사이에는 약간의 앙금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8월 예비역 육군 중장으로 당시 전쟁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던 박 처장이 새 보훈처장에 발탁되자, 김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군 출신은 보훈처장은 안 된다"며 박 처장을 겨냥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박 처장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