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3단계 격상, 결코 쉬운 선택 아니다" 일축… 의료계 "태풍으로 코로나 기승" 발 동동
  • ▲ 교회발(發) 우한코로나(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의료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 교회발(發) 우한코로나(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의료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교회발 우한코로나(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의료계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부가 이미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실시했지만, 해당 조치로는 전국적 재확산 추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의료계는 또 제8호 태풍 '바비'가 올라온다는 소식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한탄했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 실내활동이 증가해 우한코로나 바이러스 전파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확진자 24일 하루 266명… 14일부터 세 자릿수

    2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우한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전날 대비 266명 늘었다.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258명, 해외유입이 8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97명, 경기 84명, 인천 20명으로 수도권에서만 201명이 확진됐다. 이 외에도 대전과 충북에서 10명씩 확진됐고, 충남·전남 각 7명, 강원·경북 각 6명, 전북 4명, 부산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또 광주·울산·세종·경남에서도 1명씩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잇따랐다.

    교회발 우한코로나 감염 사태는 지난 14일부터 세 자릿수의 신규 확진자를 배출하면서 시작됐다. 14일부터 이날까지 총 2895명의 확진자가 배출됐다. 일별로는 △14일 103명 △15일 166명 △16일 279명 △17일 197명 △18일 246명 △19일 297명 △20일 288명 △21일 324명 △22일 332명 △23일 397명 △24일 266명이다. 

    10개 감염학회, 정부에 결단 촉구… "2단계로는 역부족"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한감염학회 등 10개 유관학회는 이날 정부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달라는 성명을 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번 성명에 참가한 학회는 대한감염학회·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대한소아감염학회·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대한임상미생물학회·대한중환자의학회·대한항균요법학회·한국역학회 등이다.

    이들 학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하다"며 "23일부터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상향조정됐지만, 이런 수준의 조치로는 현재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주간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2000명이 넘는다"며 "이번 유행은 우리가 경험해온 것과는 다른 규모의 피해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학회는 또 우한코로나 확산으로 의료 붕괴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들은 "병상이 급속도로 포화하는 등 의료체계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방역조치는 조기에 적용돼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정부에 3단계 격상을 거듭 촉구했다. 

    태풍으로 실내활동 증가하면… 제2의 파주 스타벅스 우려

    이 가운데 의료계는 태풍 북상으로 인한 우한코로나 실내 확산을 우려했다.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대신 실내모임 등이 증가해 제2의 파주 스타벅스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24일 오전 10시 기준 중심기압 980hPa, 강풍반경 280km로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에서 시속 13km로 동북동진 중이다. 이 태풍은 25일 제주도 남쪽 해상까지 북상하며, 오는 26일 제주도 서쪽을 지나 서해상으로 이동하겠다. 다음날인 27일 오전에는 서울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즉,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놓이는 셈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온도와 습도가 높은 실외에서는 바이러스가 힘을 잃는 것이 맞지만, 제습 기능을 갖춘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서는 비말이 에어로졸(비말핵) 형태로 퍼진다"며 "수십 명의 확진자를 낸 '파주 스타벅스 사례'도 이에 해당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 역시 "바이러스 전파는 애초부터 야외보다 실내가 위험이 더 높다"며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 실내에서의 바이러스 확산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는 '선제적 조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