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이낙연의 '노무현 저격수' 시절 언급하며 연일 맹공…그 또한 과거 한나라당 최고위원 출마하며 "부패로 얼룩진 김대중 정권"
  •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표후보. ⓒ박성원 기자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표후보.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이낙연 후보를 향해 연일 맹공을 펼치고 있다. 이 후보가 노무현 정부 당시 '노무현 저격수'라고 불릴 정도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의 과거를 들춘 김 후보 본인 또한 지난 2002년 "김대중 정권을 심판하자"고 말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부겸, 이낙연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발언 언급하며 압박


    김 후보는 지난달 31일 부산MBC 주관으로 열린 민주당 대표후보자 TV초청 토론회에서 이 후보에게 (2006년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대정부 질문 당시) '노무현 정부는 낙제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정권 담당자들의 무능과 미숙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라고 혹독한 평가를 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 후보는) '노무현 정부는 서민의 힘으로 탄생했지만 군사독재정권보다 더 빈부격차를 키운 반서민 정권이 돼 버렸다'는, 이런 말을 했다"며 "어떤 이유와 판단에서 이런 말을 했느냐"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절박한 마음을 야당 원내대표로서 표현한 것"이라며 "그러나 모든 것을 그렇게 대척점에만 봤던 것은 아니다. 당시 신문을 보면 새천년민주당은 열린우리당 창당을 매우 안 좋게 평했지만 저는 '잘 되기 바란다'고 논평해 신문에 난 적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가 이 후보의 과거를 들춘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대전MBC 주관으로 열린 TV초청 토론회에서는 "이 후보가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했다"며 공세를 펼쳤다.

    당시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이 후보가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후보 대변인이었을 때는 (행정수도 이전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더니 2004년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때문에 호남권은 손해를 본다'면서 오히려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당시 노무현 후보 대변인으로 노 후보의 국토 균형발전 철학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을 텐데 '행정수도는 지역불균형을 심화시킨다. 전면 재검토하라'는 말을 했었다"며 "혹시 기억하시냐"고 쏘아붙였다.
  • ▲ 지난 7월 29일 대구 MBC가 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선거 후보 토론회.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7월 29일 대구 MBC가 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선거 후보 토론회.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이 후보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 "제가 걱정했던 거는 그 당시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호남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세종시로부터 또 뒤처지지 않을까, 충청권으로부터 또 뒤처지지 않을까, 그런 우려가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부패로 얼룩진 김대중 정권" 김부겸, 최근엔 "김대중 본받고 싶어"


    김부겸 후보가 이낙연 후보의 '노무현 저격수' 이력을 끄집어낸 것은 민주당에서 대권 가도를 꿈꾼다면 '문재인' 못지않게 '노무현'이라는 간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후보의 지적처럼 호남 출신인 이 후보가 영남 출신인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영남이 고향인 김 후보는 과거 호남 출신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었다.

    김 후보가 한나라당(현재 미래통합당) 의원이었던 2002년 4월23일 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실패와 부패로 얼룩진 김대중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한 사실이 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지난 9일 민주당 대표 출마회견에서는 "김대중 총재님은 저에게 큰 스승이셨다"며 "국민에게 골고루 사랑받는 좋은 정당의 대표, 김대중 총재를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