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만큼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았던 사람" 이해찬에… "순수한 사람이 속옷 사진 보내나" 비난
  • ▲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을 실은 운구차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와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을 실은 운구차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와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지난 9일부터 5일장으로 치러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날까지도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 진행을 두고 일부 시민들은 서로 이견을 보이며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13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는 박 시장의 발인이 진행됐다. 제법 많은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박 시장을 추모하려는 시민 10여 명과 취재진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대병원서 발인 후 시청서 영결식… 지지자들 모여 오열

    오전 6시30분쯤부터는 서울시장 장례위원회 소속 관계자들이 발인을 위해 하나둘 빈소를 찾았다. 서울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윤준병·남인순 의원 등은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지키며 박 시장을 배웅했다.

    발인을 마치고 박 시장의 관이 나오자 장례식장 앞을 지키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오열이 터져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시장님 사랑합니다" "일어나세요"를 외치며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발인 후 박 시장의 영결식은 오전 8시30분부터 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현장에는 우한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유족과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정협 서울시장권한대행(행정1부시장), 유족, 시·도지사, 민주당 지도부, 시민사회 대표자 등 100여 명이 자리했다. 영결식은 서울시와 산하 t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박 시장 지지자 100여 명은 시청 인근에 모여 박 시장을 회고하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한 시민이 "성추행범한테 왜 세금을 써가며 장례를… 다들 정신 차려라"라고 지적하자 "시끄럽게 하지 말고 그냥 가라" "야이 X새끼야. 닥쳐"라는 등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 ▲ 강난희 여사를 비롯한 박원순 서울시장 유족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유골함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강난희 여사를 비롯한 박원순 서울시장 유족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유골함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영결식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열정 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면서 "이제 남은 일은 뒷사람에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란다.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시장님. 한평생 정말 고생 많았다"고 추모했다. 그러자 인터넷에는 "순수한 사람이 속옷 사진을 보내느냐"는 비아냥이 곧바로 올라왔다.

    온라인 영결식… 화장 후 장지인 창녕으로 이동

    박 시장의 딸 다인 씨는 유족을 대표한 인삿말에서 "아버지에게 언제나 시민 한 명 한 명이 소중했다. 항상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의 결정에 따르던 시장이셨다"며 "서울시민이 꿈꾸던 행복한 서울, 안전한 서울을 이제 여러분이 시장으로서 지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영결식 후 운구 행렬이 서울시청 정문을 나서자 박 시장 지지자들은 또 다시 "감사했다" "시장님 사랑한다"고 외치며 오열했다.

    박 시장의 유해는 영결식 후 화장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졌다. 화장은 낮 12시20분쯤 종료됐다. 이후 박 시장의 유해는 낮 12시 49분쯤 고향이자 장지인 경남 창녕으로 향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시청 앞 시민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2만 명이 넘었고, 온라인 분향소에도 10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찾았다. 

    반면 박 시장의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56만7400여 명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