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캠 특보, 임종석 동기가 옵티머스 사태 장본인…"투자자 속이고 해외도피" 권력형 비리 의혹
  • ▲ 2012년 5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모 현장에서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이혁진 전 대표 블로그
    ▲ 2012년 5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모 현장에서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이혁진 전 대표 블로그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논란을 빚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설립자가 문재인 대선 캠프의 특보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권력형 비리' 의혹이 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옵티머스 사태' 관련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옵티머스 사태'는 정부 산하기관이나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자금을 끌어모은 뒤 실제로는 비상장기업 회사채 등에 투자해 투자자들에게 5000억원대 피해가 예상되는 사건이다. 옵티머스를 설립한 이혁진 전 대표는 현재 해외도피 중이며, 옵티머스 경영진 3명은 지난 7일 구속됐다.

    윤관석, 옵티머스 사태에 "엄중한 법적 처분 이뤄져야"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9일 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고의로 투자자를 속여 투자금을 유치해 이를 돌려막고 투자금을 원래 취지대로 운용하지 않은 라임과 옵티머스 등 불량 자산운용사로 인해 투자자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투자자를 속이고 투자금을 원래 취지대로 운용하지 않은 자산운용사에 대한 엄중한 법적 처분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우리 당은 정무위원회와 정책위를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와 함께 진단과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동기' 이혁진, 경문협 이사→민주당 총선 후보→문캠 정책특보

    윤 의원이 엄중 처벌을 촉구한 옵티머스는 문재인 캠프 특보 출신이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현 대통령외교안보특보)과 한양대 동기인 이 전 대표가 설립했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임 전 실장이 사무총장이던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 서초갑 후보로 전략공천돼 출마했다 낙선했다. 그해 12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의 금융정책특보로 발탁됐다. 또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더불어경제실천본부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한양대 86학번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전 대표는 같은 대학 86학번 무기재료공학과 출신인 임 전 실장과 학연으로도 얽혀 있다. 이 전 대표는 임 전 실장이 2006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으로 있을 당시 재단의 이사로 선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학연은 옵티머스에서도 이어지는데, 김재현 대표는 한양대 법대 89학번이고, 사내이사 윤석호 변호사는 한양대 법대 98학번이다. 

    이혁진, 文 베트남 순방 때 동행한 정황도

    이밖에도 이 전 대표는 2012년 개인 블로그에 문 대통령과 귓속말하는 사진은 물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 친문 실세들과 찍은 사진 10여 장을 올려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70억원대 횡령과 조세포탈, 상해, 성범죄 등 5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2018년 돌연 해외로 도피해 잠적했다. 

    그런데 이 전 대표가 해외도피 직전인 2018년 3월22일 문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일부 참석하고 전체 일정에 동행한 정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전 대표가 문 대통령의 해외 방문을 이용해 해외도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이 전 대표를 기소중지했다. 

    통합당 "이혁진, 정권 실세와 긴밀한 교류… 권력형 비리"

    미래통합당은 이 전 대표가 정권 핵심실세들과 친분을 수천억원의 펀드 판매 및 도피에 이용했을 것으로 본다. 통합당은 9일 '사모펀드 비리 방지 및 피해구제특위(사모펀드비리특위)'를 출범시켰다. 특위 위원에는 검사 출신인 김웅·유상범 의원 등을 임명해 옵티머스 사태의 실상을 철저히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사모펀드비리특위 출범식에 참석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혁진은 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출마한 경력과 대통령의 베트남 행사에 참여한 의혹이 있다"며 "정권의 핵심실세와 긴밀하게 교류한 사정이 있기에 권력형 비리가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