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민주당 부대변인, 노조 측에 사측 제안 합의 요구…정의당 "부적절" 비판
  • ▲ 체불임금 논란이 일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체불임금 논란이 일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29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같은 당 이상직 의원을 대신해 노조 측에 체불임금 포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정의당은 "집권여당의 당직자가 이 문제를 왜 변호하고 나서느냐"며 이 의원의 직접 해명을 촉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전(前) 민주노총 산별연맹 출신으로서 중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당 부대변인이 이스타 노조에 사측 제안 합의 종용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김 부대변인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측에 사측이 제안한 '체불임금 중 110억원 부담하겠다'는 뜻을 합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노조는 현재 직원 1600명이 5개월간 임금 약 250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거리시위 중이다. 실소유주인 이 의원이 직접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스타항공 측은 25일 체불임금 중 11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남은 체불임금 140억원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사흘 만인 이날 김 부대변인이 노조 측에 사측의 '110억원 제안'에 합의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의당은 "민주당 부대변인이 왜 이스타항공 임금체불 문제를 변호하고 나서느냐"고 비판했다. 

    정의당 "집 여당 당직자가 의원 편들다니 심각한 문제"

    김종철 정의당 선임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김 부대변인이 나서서 이스타항공노조에 체불임금 250억원 중 110억원만 받으라고 제안한 것은 부적절하기 짝이 없다"며 "의원 개인의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 사안을 당의 당직자가 나서서 사적으로 방어하고 변호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일이냐"고 비판했다.

    김 선임부대변인은 그러면서 "집권여당의 당직자가 노동자들 편에서 목소리를 들어주지는 못할망정 사태를 촉발시킨 의원 편을 들다니 심각한 문제"라며 "이 의원은 지금이라도 직접 나서서 이스타항공 관련 문제를 책임 있게 해명하고 해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 일자 "당과는 상관 없다" 해명

    이에 김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당의 부대변인 자격으로 중재한 것이 아니라 전 민주노총 산별연맹위원장으로서 1600여 명 이스타항공 노동자의 고용과 체불 관련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의로 중재하려 한 것"이라며 "당과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현재 파산 위기에 놓여 제주항공과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은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이 서명을 통해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회사 지분 모두를 사측에 헌납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