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한명숙 위증, 검언유착' 尹에 맹공… 與, '사퇴' 언급하며 불 지펴… "검찰 독립성 무시" 비판여론 쇄도
  •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 DB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 DB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때리기'가 연 이틀 이어졌다. 추 장관은 공식석상에서 연 이틀 윤 총장을 겨냥한 비판발언을 한 데 이어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법무부 직접 감찰 방침을 밝혔다. 법무부가 7월 검찰 인사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윤 총장 압박 수위를 높여 가는 것은 결국 '윤 총장 사퇴'를 이끌어내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혁신 포럼'에서 윤 총장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며 "일을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그냥 지휘하지 않고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더 꼬이게 했다"면서 "역대 법무부장관이 말 안 듣는 검찰총장 두고 일을 해본 적도 없다"고도 말했다. 

    추 장관은 같은 날 열린 공수처 공청회에서도 "검찰 스스로 정치 하듯 왜곡된 수사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윤 총장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추미애, 연일 윤석열 때리기… 최종 목표는 자진사퇴?

    추 장관은 최근 '한명숙 위증' 사건을 두고 윤 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한 전 총리 재판의 증인이었던 최모 씨는 지난 4월 한 전 총리의 뇌물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팀이 자신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추 장관은 해당 사건의 감찰을 판사 출신인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끄는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도록 지시했으나, 윤 총장은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최종 지휘는 대검 인권부장에게 넘겼다.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는 추 장관의 발언이 나온 이유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은 한 검사장을 둘러싸고도 마찰음을 냈다. 법무부는 25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을 전보 조치하고 직접 감찰하겠다고 나섰다. 법무부가 검찰 현직 간부를 직접 감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법무부는 한 검사장 문제를 "검찰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검사장은 '윤석열 사단' 중에서도 핵심인물로 꼽히는 윤 총장의 최측근이다.

    게다가 추 장관은 오는 7월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윤 총장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인사 시기에 맞춰 윤 총장을 자진사퇴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혼외자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과 관련,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이 직접 감찰을 벌이겠다고 하자 채 총장은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해 아직 임기가 1년 넘게 남았다.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총장은 2년의 임기를 보장받는다. 윤 총장을 내보내는 방법은 '자진사퇴' 뿐이라는 말이다. 여권인사들이 '윤 총장 사퇴'를 언급하면서 추 장관을 거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9일 한 방송에서 "내가 윤석열이라면 벌써 그만뒀다"고 언급했다.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지낸 우희종 교수도 "총선 결과는 윤 총장에게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검찰 독립성 침해"… 권은희 "추미애 언어의 경박함, 목불인견"

    하지만 추 장관과 여권이 윤 총장에게 날을 세우는 모습에 "검찰 독립성을 무시한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크다.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여권이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오히려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건을 어느 부서에 배당하느냐, 이런 문제까지 꼬치꼬치 장관이 개입을 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1일 "미국에서 FBI 국장 임기를 10년으로 정한 것은 정권의 교체와 관계없이 독립적인 수사를 하라는 뜻"이라며 "우리는 달랑 2년인데, 그마저도 저들은 보장해주기에 너무 길다고 느끼는 모양"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장관이 특정 정당 의원들 모임에 가서 검찰총장 품평을 한 가벼움과 그 언어의 경박함이 정말 목불인견"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직 검사에 대한) 법무부의 직접 감찰은 극히 이례적 사례"라면서 "이례적으로 직접 감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