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노동당 군사위 예비회의… 北, 비무장지대 확성기 철거·대남비방 기사 삭제
  • ▲ 2018년 5월 1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5월 1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 측 비무장지대에서는 설치하던 확성기를 다시 철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게재했던 대남 비방기사들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서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주재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가 진행됐다”고 24일 전했다.

    통신은 “당 중앙군사위는 예비회의에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인민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예비회의에서는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에 상정할 주요 군사정책 토의안을 심의하고, 본회의에 제출할 보고, 결정서들, 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반영한 여러 문건을 검토했다.

    이날 회의는 화상회의로 진행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이외에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위원 ‘일부’가 참가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비무장지대 대남 확성기 철거, 대남 비방기사들 삭제
  • ▲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포착된 북한의 대남확성기 추정 물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포착된 북한의 대남확성기 추정 물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주재한 회의에서 북한군의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북측 비무장지대에서는 확성기를 철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군이 확성기를 철거하는 모습은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 북쪽에 설치하던 10여 개를 비롯해 휴전선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이 대남 비방기사, 특히 대북전단을 비난하는 기사들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속속 삭제한 사실도 전해졌다. 통일부는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측이 (대남 비방)기사를 올렸다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대남 비방기사를) 삭제한 의도나 배경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분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특이동향… 화상회의,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김여정이 대남 위협을 하면 김정은이 뒤늦게 등장해 수습할 것이라는 예측은 국내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보도에는 예상치 못했던 대목이 있었다. 화상회의와 예비회의였다.

    통일부는 24일 브리핑에서 “김정은이 화상회의를 주재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 보도를 기준으로 할 때 김정은이 화상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국내 일각에서는 “북한 내 우한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수준이며, 김정은이 전염병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에 화상회의를 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북한이 어떻게 화상회의를 개최하게 됐는지는 공개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화상회의를 할 인프라가 있느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북한 주민이 아닌 당국의 ICT 역량은 해킹에서도 보듯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또한 스마트폰과 PC로도 화상회의가 가능한 현재 기술수준을 생각하면 북한이 화상회의를 여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어제 회의가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라는 것도 이례적이다. 통일부는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라는 것이 과거에는 보도된 적이 없는, 매우 이례적인 회의여서 저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