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내 n차 감염, 직장까지 위협… CJ대한통운, 기아차 공장 등서 확진자 발생
  • ▲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 내 우한코로나(코로나19) '집단감염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방문판매 업체인 '리치웨이', 양천구 탁구장, 쿠팡물류센터, 교회, 어르신방문센터 등을 중심으로 발생한 'n차 감염'이 끊이지 않는 탓이다. 최근 2주간 지역감염 사례에 해당하는 10명 중 9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연장 여부 논의에 들어갔다.

    명성하우징, 기아차 공장, CJ대한통운 직원 확진 판정… n차 감염 직장으로 확산세

    수도권에선 리치웨이발 n차 감염이 직장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명성하우징에서는 50~60대 여성 직원 5명이 무더기로 확진판정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SJ투자회사 콜센터에선 지난 7일 60대 여성 직원이 최초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는 총 10명으로 늘었다. 최초 확진자는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치웨이발 확진사례인 예수비전성결교회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6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해당 교회 첫 확진자는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후 확진자로 분류됐다. 예수비전성결교회 확진자 중에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도 포함됐다. 그는 CJ대한통운 영등포지점에서 지난 8~9일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택배기사의 접촉자 250여명을 검사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공장에서는 확진자 2명이 나와 사업장이 일시 폐쇄됐다. 해당 공장에는 6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광명시와 기아차에 따르면, 소하리공장 직원 2명과 가족 1명이 확진자로 분류돼 공장 생산라인 2개와 PDI센터(조립을 마친 자동차를 출고 전 최종 검수하는 곳)가 하루 동안 문을 닫았다. 보건당국은 확진환자들의 주거지에 대한 방역 소독을 완료하고 그들의 동선 및 접촉자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1공장은 8~9일, 2공장은 8~10일 휴업해 이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직원들은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 측은 이날 휴무에 따라 1300여대의 차량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새로운 전파고리로 떠오른 NBS 파트너스 발 감염은 수원시청까지 번졌다. 수원시에 따르면, 11일 오전 시장 부속실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가족이 확진자로 확인돼 이날 시장 부속실이 잠정 폐쇄됐다. 해당 공무원은 NBS 파트너스를 방문한 뒤 확진판정을 받은 장인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수원시는 부속실에 대한 소독을 완료하고 12일부터 정상 업무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리치웨이발 확진자수는 116명,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환자는 146명,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은 94명, 서울 양천구 탁구장 관련은 60명, 과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관련 환자수는 7명으로 집계됐다.
  • ▲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우한코로나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우한코로나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한편 지난 하루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45명으로 집계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1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45명 늘어 총 1만1947명이 됐다.

    6월 국내발생 환자 중 97%가 수도권… "수도권 병상 공급 차질 없다"


    지역사회 감염 사례는 40명으로 모두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 20명, 경기 15명, 인천 5명 등이다. 나머지 5명은 해외 유입 사례로 2명은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진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3명은 검역 이후 서울, 경기, 인천에서 각 1명씩 양성판정을 받았다.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확인된 지역사회 감염 환자는 총 426명으로 이 중 96.7%(412명)이 수도권에서 확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발생 현황을 보면 국내 발생 환자 중 88%가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6월 이후에는 약 97%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며 "소규모 종교모임과 방문판매업소, 탁구장에서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해 확산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총괄반장은 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고, 특히 무등록 방문판매업소 감염세례에서는 60대 이상 확진자가 약 70%에 달해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빠른 전파속도와 확산으로 인해 접촉자 추적 관리만으로는 전파 속도를 늦추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민 개개인이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급증해 병상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치료 중인 환자가 1017명인데 9일 기준 수도권 감염병전담병원 13개소에서 확보한 병상은 총 1717개"라며 "현재 입원 가능한 병상이 977개인만큼 수도권 병상공급에는 아직 차질이 없고, 향후 확진자 수에 따라 병상을 늘리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령층 감염 및 마스크 착용 소홀 등 확인… 수도권 방역강화 연장 내부 검토


    정부는 수도권에서 산발적인 집단발병 사례가 이어짐에 따라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수도권에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는 상황, 그리고 고령층 등 감염 취약계층의 감염 사례와 마스크 착용 소홀 등이 확인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생활방역(생활속 거리두기) 정착을 위한 노력 등을 검토하면 최소한 현재의 노력 이상은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 실무선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의 연장여부를 시한인 14일 이전에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확인된 신규 환자 45명의 연령을 보면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환자는 전체의 24.4%인 11명(60대 5명, 70대 5명, 80세 이상 1명)이다. 이외 9세 이하 1명, 10대 3명, 20대 6명, 30대 10명, 40대 5명, 50대 9명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누적 확진자는 20대가 3223명(26.98%)로 가장 많고, 이어 50대 2137명(17.89%), 40대 1574명(13.17%), 60대 1517명(12.70%), 30대 1345명(11.26%), 70대 787명(6.59%), 10대 677명(5.67%), 80세 이상 519명(4.34%), 9세 이하 168명(1.41%) 순이다.

    지역별 누적 확진자는 대구 6888명, 경북 1383명, 서울 1048명, 경기 992명, 검역 558명, 인천 300명, 충남 150명, 부산 147명, 경남 127명, 충북 61명, 강원 59명, 울산 53명, 세종 47명 , 대전 46명, 광주 32명, 전북 21명, 전남 20명, 제주 15명 등이다. 서울에서 발생한 환자수가 1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경기도 내 환자도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환자가 300명 발생한 인천은 대구, 경북, 세종, 서울에 이어 5번째로 인구 10만명당 확진 환자 수(발생률)가 10명(10.15명)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완치돼 격리해제된 환자는 43명 늘어 총 1만654명(완치율 89.2%)이 됐다.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아 누적 사망자는 전날과 같은 276명(치명률 2.3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