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예결위 협상 난항… "장외투쟁은 안 돼" 여론전 극대화
  • ▲ 주호영(사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 결과를 앞두고 시험대에 올랐다. ⓒ박성원 기자
    ▲ 주호영(사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 결과를 앞두고 시험대에 올랐다. ⓒ박성원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대 국회 원 구성과 관련해 여당의 '국회법·관례 무시' 행태를 지적하는 여론전을 극대화했다. 과거 통합당의 장외투쟁 방식 대신 국민에게 호소하는 전략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심재철 전 원내대표 때의 투쟁방식보다 합리적"이라며, 주 원내대표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이 나온다.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상임위원회 구성 시한으로 못박은 날(12일) 전까지 치열하게 이어지는 상황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11일 오전에 이어 오후 5시 여의도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동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가 아닌 외부에서 회동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릴레이 회동은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뤄졌다.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오전 회동에서도 여야가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 역시 이날 "법사위에 대해서는 양당 입장이 팽팽했다"고 말했다. '진전이 없었는가'라는 기자들 질문에는 "오전, 오후 회담을 일단 하기로 한 것 자체가 진전"이라고 말해, 협상이 난항임을 시인했다. 

    '상임위 구성 시한' 12일 하루 전까지 릴레이 회동… 이견은 여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통합당은 여론전을 치열하게 벌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거대여당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정확한 보도, 국민여론이 필수"라는 뜻을 재차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취임 후 지난 9일 첫 방송 출연을 한 데 이어, 11일 아침·저녁 방송에도 나와 여론전을 펼쳤다.  

    이를 두고 과거 심재철 전 원내대표 등 전임 지도부의 투쟁방식과 비교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강성 지지층과 의원들 사이에서는 "장외투쟁이든, 바닥에 눕든, 강하게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8월 '조국 사태' 등 주요 사건 때 통합당 의원들은 이 같은 투쟁방식을 선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원 구성 사안만큼은 '합리적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투쟁한다면 또 발목 잡는다고 할 것 아닌가"라며 주 원내대표의 설득전략에 힘을 보탰다.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최대한 여당과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PK지역의 한 통합당 의원은 "주 원내대표처럼 관례와 국회법을 무시하는 여당 행태를 국민에게 알리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며 "과거 지도부의 모습과 달라야 총선 참패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외투쟁, 드러눕기 이제 안 된다" "발목 이미지보다 설득·협치로" 

    통합당 핵심관계자 역시 "과거 우리 당은 국회 밖으로 나가 삭발했는데, 이는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줬고 결국 4·15총선 참패로 이어졌다"며 과거와의 결별을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 원내대표의 대여 상대 방식 역시 과거에서 탈피해 협상하고 의회주의 원칙을 지키자는 일환"이라며 "오히려 과거의 우리 당처럼 투쟁과 힘 겨루기를 하자는 것이 지금의 여당"이라고도 지적했다. 

    당 밖에서도 주 원내대표의 협상이 최선이라는 평을 내놨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과거처럼 야당이 몸싸움을 하고 장외투쟁으로 가게 된다면 국민여론이 악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주 원내대표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지금처럼 여론전으로 가서 국민을 설득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원 구성 자체를 문제 삼아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내놓는 정책대안을 흐리게 하기보다, 김종인 체제의 정책대안에 더 중점을 두는 게 통합당 처지에서는 더 낫다"고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