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등교한 고3" 댓글 올린 날 알고 보니 일요일… 문빠들 '좌표' 찍고 "추천 독려" 지시
  • ▲ 트위터 화면. ⓒ뉴데일리DB
    ▲ 트위터 화면. ⓒ뉴데일리DB
    소위 '대깨문'(대X리가 깨져도 문재인 지지)으로 불리는 친문(親文)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2일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 정책 관련 기사에서 지지 댓글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클릭'활동을 벌이거나 거짓 댓글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문 네티즌들은 정부의 등교 강행 방침을 옹호하기 위해 '오늘 등교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댓글을 단 날이 일요일인 것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오후 4시 기준 네이버 사회분야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 1위에는 '지금 등교수업 못하면 올 한 해 아예 못할 수 있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학교에서 우한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함에도 정부가 등교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게 기사의 주요 내용이었다.

    정부 지지하면 '추천'... 비판하면 '비추' 지령

    친문 네티즌들은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이 기사와 정부 방침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댓글 링크를 공유하고, 추천(선플)을 누르라는 지침을 전했다. 추천수를 높여 댓글이 상단에 노출되도록 하는 작업을 벌인 것이다. 

    이들은 '학교가 제일 관리 철저하다' '등교시켜야지, 언제까지 학생들 집에서 놀게 만들 거야'라는 내용의 댓글에 추천을 요구했다.

    반면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에는 비추천(역따·비공감)을 요청했다. 비추천 댓글은 '등교? 차라리 한 학기 날리는 게 낫지, 감염이 심상치 않은데 방역을 더 힘들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링크는 기사가 아닌 해당 댓글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지자들은 기사 내용을 보지 않고 바로 비추천을 누를 수 있다.

    지난달 24일에도 '대깨문'으로 추정되는 친문 네티즌들의 '댓글 작업'이 있었다. 이들은 교내 감염 확산 우려에도 27일 2차 등교개학을 실시하겠다는 정부 발표 기사에 거짓 댓글을 달면서 여론몰이를 했다.
  • ▲ 네이버 기사 댓글 화면. ⓒ뉴데일리DB
    ▲ 네이버 기사 댓글 화면. ⓒ뉴데일리DB
    네이버에서 '문프수호팀장'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은 해당 기사에 '오늘 등교한 고3 학생이다. 정부와 교육부의 신속대처로 큰 질병 확산을 막았다'고 댓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네티즌이 등교했다고 주장한 24일은 학교를 가지 않는 일요일이었다.

    "학교 가니 좋았다" 댓글 올린 날… 알고 보니 일요일

    그날, 또 다른 아이디의 네티즌도 자신을 '오늘 개학한 고3'이라고 밝히면서 '오랜만에 학교에 가니 좋았다. 개학하길 잘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특히 이 글을 쓴 네티즌은 지난달 20일과 21일에도 등교와 관련한 기사에 동일한 댓글을 올린 것이 확인됐다. 실제로 고3 등교개학이 이뤄진 지난달 20일 외에 21일에 또 '첫 등교'를 한 셈이다. 

    댓글 작성자가 실제 고3이 아닌 조직적 댓글작업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일요일에 등교했다'는 황당한 댓글을 본 일반 네티즌들은 '대깨문'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요즘 학교는 일요일에도 등교하냐"며 "대깨문들이 댓글을 조작하려다 '일요일 등교'까지 등장시켰다"는 비난이 주를 이뤘다.

    한편 교육부는 6월3일 3차 등교수업 일정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감염 확산 위험이 큰 수도권지역 내 고등학교는 3분의 2, 유·초·중학교와 특수학교는 3분의 1 이하만 등교하도록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