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75개 도시에서 약탈·방화, 40개 도시 야간통금… 24개 주에 주방위군 1만6000명 배치
  • ▲ 백악관 근처에서 벌어진 폭동 당시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백악관 근처에서 벌어진 폭동 당시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을 짓눌려 숨진 위조범죄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한다는 시위가 점차 약탈과 방화를 일삼는 폭동으로 변질돼간다.

    미국 전역 75개 도시에서 시위, 40개 도시 야간통금


    미국에서는 5월31일(현지시간)까지 75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으며, 40개 도시에서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시위가 시작된 26일 이후 닷새 동안 16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 전역에서 이렇게 많은 지자체가 동시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이후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했다.

    폭스뉴스 등은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경찰에 항의하는 평화시위가 점차 폭동으로 변질돼간다고 우려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세인트존스교회에서 백악관까지의 그 짧은 인도에서 폭도를 막았던 비밀경호국 요원, 뉴욕에서 폭도를 상대한 경찰, LA의 한 카운티 담당 보안관은 “길거리의 사람들이 마치 테러리스트처럼 행동했다”고 전했다.

    폭도들은 평화행진을 하는 시위대에 숨었다 폭력을 저지르는 양상을 보인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평화시위대 속에 숨었다 나타나는 폭도들


    워싱턴 D.C에서 폭도들은 백악관 근처 세인트존스교회 앞에서 비밀경호국(대통령경호실) 요원들과 충돌했다. 

    비밀경호국 고위관계자는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폭도들에 의해 경호실 요원 60여 명이 부상당했다”면서 “실은 더 많은 인명피해를 우려했다”고 방송에서 털어놨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안전을 위해 지하 벙커로 피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LA에서도 평화시위대 사이에 끼어들었던 폭도들이 비버리힐스·페어팩스애비뉴 등 번화가 가게들을 습격·약탈하고 불을 지르는 등 테러리스트처럼 행동했다고 현지 보안관이 지역매체에 털어놓았다. LA에서는 폭도들이 한인 상점을 약탈한 뒤 불을 지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뉴욕에서는 유니언광장 일대를 점거한 수천 명의 폭도가 경찰차를 불태우고 주변 상가를 약탈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있는 거리에서도 10여 곳의 상점이 약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만 폭도 350여 명이 체포됐고 경찰 30여 명이 부상당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약탈·방화에, 시위에 항의하면 집단구타…24개 주, 방위군 소집

    “31일 오전에는 필라델피아와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의 상점 곳곳이 약탈당했고, 미니애나폴리스의 한 고속도로에서는 다리를 점거한 채 길을 가로막은 시위대를 대형 유조트럭 한 대가 뚫고 지나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트럭 운전사는 폭도들에게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폭도와 일반시민 사이의 갈등도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지나가던 픽업트럭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이 트럭을 쫓는 중이다.

    텍사스 댈러스에서는 한 남성이 폭도들을 향해 마체테(정글에서 통로를 개척하는 데 쓰는 날이 넓고 두꺼운 칼)를 휘두르며 위협하다 되레 집단구타당해 실신했다. 유타 솔트레이크시티에서도 한 남성이 도로를 점거하고 비켜주지 않는 폭도들을 활로 위협하다 집단구타당했다. 플로리다에서는 폭동에 대응하던 경찰관이 목을 칼에 찔려 응급후송됐다.

    LA에서는 전직 NBA 선수 J.R 스미스가 자신의 차를 훔치려는 백인 소년을 두들겨패 쫓아내는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한 백인 소년이 그의 픽업트럭 창문을 깨다 붙잡혀 맞고 도망간다.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지자 각 주는 주 방위군을 소집해 대응에 나섰다. 폭도들이 백악관을 습격하려 했던 워싱턴D.C.를 비롯해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조지아·펜실베이니아·인디애나·미네소타·유타·오하이오·워싱턴·텍사스·캘리포니아 등 24개 주가 주방위군을 소집했다.

    주방위군 사령관인 조지프 링걸 대장은 “현재 1만6000명의 주방위군이 워싱턴을 비롯해 24개 주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우한코로나 대응을 위해 동원된 병력을 포함하면 현재 미국 전역에는 6만2000명의 주방위군이 동원된 상태”라고 방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