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이해찬·김태년 등 민주당 지도부 총 가세… 野 "군사정부" "자기모순" 맹비난
  • ▲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이해찬(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성원 기자
    ▲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이해찬(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 야당에서는 "다수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은 군사정부 시절 이야기"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민주화운동 경력을 내세우며 도덕성을 강조하는 여당이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행태를 두고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절대의석 가진 당이 다 가져야"

    민주당 핵심인사들은 최근 들어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이어간다. 여당 내 법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과거 자유당 또는 민정당·공화당 때는 전부 통합당의 전신 정당인데, (그 정당들이) 그때 전 상임위원장을 집권당이 다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절대의석을 가진, 국민의 뜻인 민주당 뜻에 가깝게 통합당이 협조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민주당의 '상임위 싹쓸이' 움직임은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공개거론하면서 확산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 직후 "177석을 만든 국민을 뜻을 받들어야 하고,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지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주장했다.

    윤 사무총장은 "13대(국회) 이후 지금까지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수를 나눠 갖는 게 관행화됐는데, 12대까지 대한민국 국회는 다수 지배 국회였다"며,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야당과 협상할 일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윤호중 포문 열자 이해찬·김태년 가세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날 "관행을 근거로 근본적으로 잘못된 국회를 다시 만들려는 야당의 주장과 논리, 행태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면서 윤 사무총장 발언에 힘을 실었다. 

    윤 사무총장에 이어 이 대표까지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당내 중진급 의원들도 가세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임위 독식 주장과 관련)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상임위 독식' 움직임을 두고 미래통합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통합당 중진 김태흠 의원은 1일 "군사정부 이후에는 여야가 나름대로 협치했던 관례가 있지 않았나"라며 "이 관례를 엎고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겠다는 것은 민주화를 말하던 민주당의 자기모순이자 내로남불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민주당, 다수당이라고 횡포" 반발

    김 의원은 또 "지금 코로나, 경제 등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다수당이라고 횡포를 부린다"며 "특히 '상임위 싹쓸이' 주장은 협상 카드로도 사용하면 안 됐을 말로,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군사독재 시절인) 그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되는 체제의 시대라는 건 다 공감하는 거 아니냐"며 "그 시절 그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민주당이 그 시절을 다시 꺼내면서 '그때도 그렇게 했는데 우리가 하면 어떠냐?' 이렇게 말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