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국민의당 "반성 없이 고개만 숙여" 비판… 민주당 '침묵', 정의당은 "다행이다"
  •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의혹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박성원 기자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의혹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박성원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 시절 기부금 유용 의혹을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각종 의혹을 모두 부인한 것과 관련, 야권이 "'죄송하다'고는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고만 밝혔다. 범여권인 정의당은 "이제 와 입장 밝힌 것은 다행"이라며 윤 당선자 감싸기에 나섰다.

    윤미향, 11일 만에 모습... "그런 적 없다" 변명 일관

    윤미향 당선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과 피해 할머니들의 기대와 응원에 부합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약 40분간 이어진 의혹 해명에서는 "사실이 아니다" "그런 적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기자회견 말미에는 "부족한 점은 검찰 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소명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하실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 있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제게 남은 숙제는 30년 기억을 소환해 기억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국회의원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 이후 11일 만에 공식석상에 나섰지만, 숱한 의혹에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부인만 하다 끝난 기자회견을 두고 야권의 질타가 이어졌다.

    통합당 "윤미향,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 묻어나"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혹시나' 하며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했던 국민들 앞에서 윤 당선인은 고개는 숙였지만 태도는 당당했고, '죄송하다'고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회계부정과 기부금 유용, 횡령 의혹에 대해 '악의적 보도'라고 일축했다. 후원금 모집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중'이라는 허울 좋은 변명으로 피해갔다"며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거절했다. 구구절절 이야기했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고, 결국 '오늘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만이 묻어나는 기자회견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스스로 사퇴하고 조사받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이 윤 당선인을 지켜줄 수는 없다"며 "윤 당선인은 끝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제 시작이다. 검잘의 수사와 법의 심판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질타했다.

    국민의당 "기계적 낭독으로 흘린 땀만이 사람 입증해"

    국민의당도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과 관련 "변명 일색 가증의 절정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안헤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당선인 자격으로 국회의사당 내 소통관에 서 있는 것조차 불경스럽게 느껴지는 회견이었다"며 "사죄의 말은 변명의 물꼬를 트기 위한 수단이었으며, 감정의 동요도, 반성의 기미도 없는 기계적 낭독으로 흘리는 땀만이 그가 살아 있는 사람임을 입증했다"고 일갈했다.

    약 40분간 이어진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은 의혹 해소보다 자신이 준비해온 회견문을 읽어나간 낭독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안 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과 함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그릇된 공천으로 국민의 심려를 끼친 민주당도 검찰과 윤 당선인 뒤에 숨어 귀를 막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앞장서서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여권은 윤 당선인 감싸기에 급급했다. 기자회견 내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관한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을 두고 이제라도 입장을 밝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향후 입장 밝힐 것"…정의당 "국민 의구심 해소 기대"

    허윤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인이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직접 소명했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검찰도 신속한 수사를 통해 논란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제가 제기된 후 이른 시기에 입장을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국회 개원 전에 입장을 밝힌 것은 다행이라고 판단한다"며 "윤 당선인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후 과정에서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구심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