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곤 “실전 대비한다면 오히려 악천후 때 훈련해야” 고든 창 “문재인 의지 반영한 듯”
  • ▲ 2017년 4월 경기 포천시에서 실시했던 통합화력훈련 당시 MLRS 발사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4월 경기 포천시에서 실시했던 통합화력훈련 당시 MLRS 발사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방부는 지난 18일 “동해상 합동화력훈련은 기상악화로 연기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한미 안보전문가들은 “정치적 이유에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 안보전문가들 “실전 때 날씨 따지며 전투하나”

    한미 안보전문가들은 기상악화를 이유로 대규모 화력훈련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8일 전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군의 훈련은 실전처럼 실시해야 하는데, 해상의 날씨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지 않느냐”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다면 (군 당국이) 그런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비 태세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날씨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공중연합 훈련도 기상 문제로 연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 박 교수는 “실전에서는 군이 날씨를 선택할 수 없는 만큼 오히려 악천후를 상정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또한 날씨를 이유로 화력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데 동의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군사 훈련은 (기상을 포함한) 변수를 뚫고 나아가는 것이 실시 목적 가운데 하나다. 날씨 때문에 훈련을 연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이 원장은 지적했다.
  • ▲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건배하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건배하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안보전문가들 “문재인 정부, 북한 의식한 것…북한 협박외교 성공”

    미국 안보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의식해 훈련을 연기했다”고 지적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기상악화를 이유로 화력훈련을 연기했다고 하지만 실은 남북관계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이 북한을 의식해 훈련을 연기했다는 주장에 청와대가 언짢을 수 있겠지만 이런 인식은 현실(perception is reality)”이라고 지적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어 “이 문제(해상화력훈련 연기)를 보며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북한의 대남협박외교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은 이를(협박 외교를) 통해 한국으로부터 정치·경제적 양보를 얻어내는 반면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비판 뿐”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사일 발사 훈련이라면 날씨 영향을 많이 받겠지만 이번 (화력훈련 연기의) 경우에는 정치적인 영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날씨는 훈련을 연기할 만큼 중요한 이유가 안 되며,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 때부터 김정은과 평화적 공존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고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적했다.

    고든 창 변호사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훈련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창 변호사는 “문 대통령은 군사 훈련을 축소하거나 취소할 변명거리를 찾고자 한다”며 “이 경우 한국군은 약화될 것이며, 북한의 침략에 맞서는 한국 군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