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비례정당 수두룩한데 우리만 사라진다" 억울함 토로… 독자노선 '불씨' 여전
  • ▲ 원유철(왼쪽) 미래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악현대프라자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원유철(왼쪽) 미래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악현대프라자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미래통합당과 합당 즉시 "돌다 만 제주 올레길로 달려갈 것"이라며 아무런 당직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이 통합당과 합당을 추진하기로 한지 이틀 만에 아쉬운 마음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원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 분하고 억울한 일이 많이 있다"며 "범여권은 비례정당이 수두룩한데 우리 제1야당만 사라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당 절차를 마무리했지만, 비공식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은 최강욱 당대표를 선출하는 등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또 더불어시민당 소속이었다가 원소속으로 복귀하는 용혜인·조정훈 당선인도 각각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으로 돌아갔다. 

    이와는 다른 통합당계 상황을 비교한 원 대표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그냥 둔다면 앞으로 또 생겨날 수 밖에 없는 비례정당"이라며 "연동형비례제 등의 악법을 온몸으로 막아섰던 동료 의원들은 낙선하고, 고통받고 있다"고 한탄했다.

    '합당하면 제주도로' 원유철 "한국당 가족들 계속 생각나" 아쉬움 

    그러면서 원 대표는 지난 14일 주호영 통합당 새 원내대표와의 상견례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통합당 주 원내대표께서 첫 상견례에서 '원 대표가 그동안 고생하셨는데, 합당 후 공동대표라도 맡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덕담을 건넸다"고 했다. 

    이에 "합당 즉시 아무것도 안 맡고 돌다가 만 제주 올레 3길로 달려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힌 원 대표는 "이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승리를 위해 개인적 희생과 헌신의 결단을 내려주신 20명의 현역 의원과 당의 보배인 당선인들과 예비후보, 그리고 사무처 요원들이 제 머릿속에 계속 머무른다"고 여지를 남겨놨다.

    당초 원 대표의 임기는 오는 29일까지였다. 하지만 한국당 지도부는 15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원 대표의 임기를 최대 3개월을 넘지 않도록 하고, '합당 시까지' 연장하는 안건을 26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올리기로 의결했다. 통합당과 '조속한 합당'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당대표 임기를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4·15총선 당시 '한선교의 난'처럼 원 대표가 한국당에서 독자노선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당내에서 "통합을 빨리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만큼 통합의 방식과 시기를 놓고 원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