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임종석 복귀" 촉구… "검증 허술한 당권 거쳐 대권행" 분석
  •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저울질하다 불출마를 선언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이름이 다시 정치권에서 오르내린다.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공로가 큰 임 전 실장의 정계복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이 재조명되는 것을 두고 향후 당권 장악의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후보로 21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임 전 실장을 극찬하며 정계복귀를 촉구했다. 

    박 전 대변인은 자신이 임 전 실장의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밝히며 "결승점에서도 반환점이 어디였는지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임 전 실장의 공로를 평가했다. 

    "임종석, 국민에게 필요한 리더십, 곧 돌아올 것"

    박 전 대변인은 이어 "제도권 정치를 떠난다는 말은 우리가 그날 밤 나눈 대화의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기를 바란다"며 "총선 불출마라는 피 한 방울의 헌혈이었으면 충분하다. 국회의원이 아니라도 정치의 영역은 넓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임 전 실장의 정계복귀를 주문한 셈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임 전 실장의 복귀가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이 제도권 정치를 떠난다고 한 것은 정계은퇴가 아닌 더 큰 곳을 본다는 것"이라며 "정계가 본인이 은퇴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부른다면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것이 정치"라고 임 전 실장의 정계복귀를 예상했다. 

    이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향후 당대표 임기 만료로 전당대회도 있고, 이것이 아니라도 내년은 대선정국으로 간다"며 "임 전 실장이 이 두 번의 유혹을 넘겨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임기는 다가오는 8월24일 만료된다. 민주당은 8월에 전당대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청와대 출신으로 21대 총선에 당선된 한 당선인은 "청와대 출신들이 총선에 너무 많이 나간다는 이야기가 있어 부담스러웠는데, 임 전 실장께서 그런 점들을 직접 총대를 메고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 아닌가"라며 "국민들에게 필요한 리더십을 가진 재능 있는 인재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곧 돌아오실 것이라고 본다"며 임 전 실장의 정계복귀를 기정사실화했다.

    "임종석 복귀론은 짜고 치는 고스톱…당권 장악해 차차기 노릴 것"

    전문가들은 임 전 실장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향후 그가 당권을 장악하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당규의 당권·대권 분리 조항으로 인해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당직에서 1년 전 사퇴해야 한다"며  "이낙연 전 총리가 당권에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권주자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초선이 대거 입성한 민주당을 아우르기에는 임종석이 가장 좋은 카드"라고 지적했다. 

    다만, 황 평론가는 "임 전 실장은 당시 대의를 위해 불출마한 것이 아니라 조국 사태로 불거져나오던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피하기 위해 소나기 피하듯 잠시 피했던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임종석 당권을 향한 박수현과 임종석의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분석했다.

    통합당의 한 의원도 "각종 험난한 검증을 거쳐야 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과 달리 당대표는 당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고, 같은 당 소속 후보 간 서로 지나친 생채기는 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여러 의혹이 있는 임 전 실장에게는 부담이 없다"며 "젊은 임 전 실장이 당권을 장악하고 정권을 재창출한다면 향후 10~20년을 '3김'과 같은 존재로 커다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차차기(대권)를 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