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7일 '회삿돈 횡령' 혐의 김봉현 2차 조사… 확보한 업무수첩 2권에 정관계 로비 내용 없어
  • ▲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자금줄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업무수첩을 확보, 김 전 회장을 상대로 2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해당 수첩에는 김 전 회장이 주장한 "어마무시한 로비"를 입증할 만한 정·관계 로비 등과 관련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변호사 입회하에 김 전 회장을 대상으로 한 2차 조사가 진행됐다. 이날 조사는 전날(26일) 김 전 회장이 구속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조사로, 241억여 원 규모의 수원여객 횡령 혐의에 한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검거 직후 이뤄진 1차 조사에서는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3일 서울 성북구 한 빌라에서 김 전 회장과 이종필(42) 전 라임 부사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업무수첩 2권을 확보했다. 이 수첩에는 김 전 회장의 돈 거래 내역이 적혀 있었지만, 정·관계 로비를 비롯한 라임 수사의 핵심쟁점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김봉현 업무수첩에 정·관계 로비 관련 내용 없어… 경찰 "일종의 가계부"

    이날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사건 관계자는 "(해당 수첩에) 누구한테 얼마를 받아 어느 법인으로 보냈고 이자는 얼마, 잔액은 얼마 이런 게 쓰여 있었다"며 "사람 이름도 있었지만 업무 관계자 이름을 적어놓은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업체명과 관계자 이름, 비용 처리 내용 등 금전 거래 내용이 적힌 일종의 가계부라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김씨가 기독교 신자인지 다른 한 권에는 성경 말씀이 가득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경찰은 김 전 회장이 횡령한 회삿돈과 수첩에 적힌 자금 사용처가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수원여객 자금 횡령사건 관련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라임 사태 관련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상장사 스타모빌리티 자금 517억원을 횡령하고,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예탁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에는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에게 4900여 만원의 뇌물을 주고 라임 사태 관련 검사 정보를 건네받은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