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3일 '라임 설계' 이종필·'라임 전주(錢主)' 김봉현 체포… '공범 의혹' 김모 前행정관 18일 구속
  • ▲ 경찰이 23일 라임 핵심 피의자들을 검거하면서, 수사당국의 '라임 사태' 수사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상윤 기자
    ▲ 경찰이 23일 라임 핵심 피의자들을 검거하면서, 수사당국의 '라임 사태' 수사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상윤 기자
    투자자에게 1조6000억원대의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종필(46) 전 라임 부사장과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3일 검거됐다. 라임 사건에 연루된 전직 청와대 행정관을 18일 구속한 데 이어 주범을 붙잡은 날 검찰은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오후 9시쯤 서울 성북구 한 빌라 인근에서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이후 10시40분쯤에는 같은 빌라에서 이 전 부사장도 붙잡았다.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로, 라임 사건의 '전주(錢主)' 역할을 맡은 것으로 지목됐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설계한 인물로, 사실상 이 사건의 몸통으로 알려졌다.

    5개월간 도피생활 끝 검거된 핵심 피의자들

    라임이 투자자들에게 펀드 부실을 알리지 않은 채 상품을 판매했고, 이후 펀드 부실로 환매가 중단된 것이 '라임 사태'의 얼개다. 피해액은 1조6000억원에 이른다. 전직 청와대 행정관도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다른 사건에도 연루된 뒤 잠적했다. '라임 설계자'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 경영진의 800억원대 횡령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리드'는 라임이 과거 최대주주로 있던 곳이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이 혐의와 관련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나오지 않고 도피했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 버스회사인 수원여객의 160억원대 횡령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19년 12월 이 혐의로 김 전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잠적했다.

    라임 '전주', 靑 행정관에 뇌물 건네고 관련 정보 입수?

    김 전 회장은  김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에게 4900만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김 전 행정관은 지인인 김 전 회장에게 금융감독원의 라임 관련 정보를 빼내 알려준 것으로 지목됐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한 날, 이 전 부사장을 곧바로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했다. 김 전 회장의 경우는 수원여객 관련 사건을 먼저 수사한 뒤 검찰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지난 2월부터 라임, 대신증권 본사, 우리은행 등을 압수수색하며 라임 사건 관련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펀드 사기판매, 권력형 로비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지난 18일 김 전 행정관을 구속한 데 이어,  23일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