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교수, '자녀 입시비리' 정경심씨 10차 공판 증인 출석… 서울대의전원 면접 앞둔 조민에 논문 설명
  • ▲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사진)씨. ⓒ뉴데일리 DB
    ▲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사진)씨. ⓒ뉴데일리 DB
    '2009년 3월 무렵, 조민씨는 향후 논문에 실릴 실험에 참여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나와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일본 국제조류학회 포스터, 논문 초록(抄錄)에 조씨 이름이 올라갔다.'

    최모 공주대학교 대학원생이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김선희·권성수) 심리로 진행한 정경심(58·구속)씨의 10차 공판기일에서 한 증언이다. 그는 "2009년 8월 일본 학회를 앞두고 당시 김모 지도교수가 포스터, 논문초록에 조씨 이름을 올리자고 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씨는 사문서위조·업무방해·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씨는 정씨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입증할 증인이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조씨는 2007~2009년 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에서 허위로 체험활동을 하고 △2009년 8월 일본 국제조류학회에 낸 논문초록, 포스터에 조씨가 제3저자로 등재됐고 △정씨 지인인 김모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로부터 네 장의 체험활동확인서를 받아 △이를 2013년 서울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 때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조씨가 공주대에서 한 '홍조식물 성분리유전자 연구'에 실제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본다. 논문초록은 논문 등 글의 앞부분에서 그 요지만을 간략히 설명해 놓은 것을 말한다. 

    "정경심 자녀, 실험 참여도 전에 논문초록에 이름 올렸다" 

    최씨는 이날 오전 검찰, 변호인, 재판부 질문 과정에서 "조씨가 홍조식물이 담긴 물을 갈아주며 도움을 준 것이지, 실질적으로 배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실험에 필요한 샘플, 즉 홍조식물의 물을 갈아주고 개체를 옮기는 일을 조와주는 것이 전부였다"는 것이다. 

    그는 "(정씨와 친분이 있던) 김 교수가 (조씨를) 조건 없이 (2009년 8월 열릴) 학회에 데려갈 수는 없다고 했었고, 당시 저는 손이 필요하던 시기였다"라며 "교수가 '(조씨가) 너를 도와주는 걸로 해서 포스터에 같이 기재하고 같이 (학회에) 가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말했고, 저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논문초록은 2009년 3월30일 완성, 4월 일본학회로 송부됐다. 이 초록에는 조씨가 결국 제3저자로 등재됐다. 최씨가 조씨를 만난 시기는 5~6월로, 이 무렵 조씨가 배양 업무를 도와줬다고 한다. 조씨는 당시 한영외고 2학년 재학 중이었다. 

    최씨는 이어 "2009년 8월 2일 일본학회 전인 2009년 5~6월 조씨를 처음 본 것 같다"며 "만난 뒤 학회 전까지 실험과 관련된 내용이 아닌 일반적인 대화 한두마디 정도만 나눴던 것으로 기억하고, 일본에서 돌아온 뒤 조씨를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서울대 의전원 면접 앞둔 조씨에게 '논문 설명' 반복 

    오후 증인으로 선 김모 교수는 2013년 8월 16일 조씨에게 논문초록 내용을 설명해줬다고 했다.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면접을 앞두고서다.

    검찰은 이날 김 교수와 정씨 모녀 간 대화 녹취록을 토대로 '조씨가 관련 논문초록 및 활동을 의전원 입시에 활용했고, 김 교수는 실험 참여도 안 한 조씨에게 논문 내용을 설명해줬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조씨가 (논문) 일부 내용을 모른다는 사실을 전제로 말해줬고, 부모가 면접을 조언해주기도 하지 않는가"라는 취지로 전했다.

    김 교수는 또 "조씨가 3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에 참여한 사실은 없다"라며 "고등학생이 무슨 중요한 연구에 기여를 했겠는가"라고 말했다. "조씨에게 국문으로 쓰인 논문초록을 영문으로 번역하라고 한 기억도 없다"고 부연했다. 조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국문용 논문초록을 영어로 번역하고, 이게 최종 초록과 거의 유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정씨와 대학 동문으로, 조씨의 체험활동확인서 네 장을 발급해줬다. 네 번째 체험활동확인서 활동내역에는 조씨가 '포스터 논문 발표 및 발표집 논문 수록'을 했다고 돼 있다.  

    한편 최씨는 당초 재판부에 비공개 심리, 피고인 정씨와의 접촉 차단을 요청했던 증인이다. 재판부는 "비공개 심리 등은 성범죄 재판에서 통상 이뤄진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