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노동당 중앙위 총회서 이미 결정… 김여정 이름으로 노동당과 인민군에 지시 하달"
  • ▲ 김정은과 김여정. 김정은 유고 시 김여정이 권한 대행을 맡는다는 소식은 2014년 10월부터 나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과 김여정. 김정은 유고 시 김여정이 권한 대행을 맡는다는 소식은 2014년 10월부터 나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신변이상설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김정은 유고(有故) 사태가 발생하면 누가 후계자가 될 것인가'라는 문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정은이 지난 1월 이후 김여정 후계구도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한반도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김여정이 후계자가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보면서도, 북한의 특성상 여자인 김여정이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요미우리 “북한, 지난해 말부터 김정은 유고 시 김여정 대행 준비”

    요미우리신문은 22일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긴급상황 발생 시 김여정이 최고지도자 역할을 대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고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은이 올 들어 고혈압·심장병·당뇨병으로 건강이 나빠지자 프랑스 의사들이 지난 1월 방북했다”면서 “이후 김여정을 권한대행으로 만드는 작업을 가속화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북한은 지난해 12월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에서 김정은이 사망하는 등 유고상황이 벌어질 경우 그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을 내렸으며, 이후 노동당과 인민군에 김여정 이름으로 지시가 하달된다”고도 보도했다.

    요미우리뿐만 아니라 FNN 등 일본 주요 언론도 김정은 유고 시 김여정이 권한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놨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전문가 “결국 김여정이 권력 승계할 것”

    캐서린 보토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연구분석담당은 “김정은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 후계자로는 김여정이 유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전했다.

    보토 연구분석담당은 “북한에서 여성 지도자가 나온 적은 없지만, 그곳에서 (지도자의 요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김씨 혈통”이라며 “김정은의 자녀가 아직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나이도 아닌 데다 다른 혈육이 없으니 김여정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 영국서 가수 에릭 클립톤 공연을 보러가던 중 일본 언론에 포착된 김정철. 그 옆에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국서 가수 에릭 클립톤 공연을 보러가던 중 일본 언론에 포착된 김정철. 그 옆에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일성부터 김정일을 거쳐 김정은까지 김씨 일가의 권력승계가 무리 없이 이뤄진 것으로 볼 때 김정은의 신변에 이상이 생겨도 북한 정권이 불안정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토 연구분석담당은 강조했다.

    탈북 외교관 “김정철 깜짝 등장, 김여정은 배후조종할 수도”


    외교관 출신 탈북자 김모 씨는 “북한 2인자로 누가 나설 것인가에 대해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김여정 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김여정은 사업능력 등에서 부족한 면이 많다”며 김여정 후계설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김씨는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이 깜짝 등장할 수도 있고, 김여정이 김정철을 허수아비로 내세워 배후에서 조종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폈다. 여자라는 점이나 어린 나이 등으로 인해 김여정이 전면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군부나 노동당 최고위층이 김씨 일가를 배제하고 권력을 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북한 지도층 내부에서는) 그럴 경우 생길 또 다른 혼란을 염려해 반드시 백두혈통(김씨 일가)을 지도자 자리에 앉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은 “결국 이렇다 할 후계자가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김정은 유고가 발생하면 북한 지도층 내부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평화연구소 “후계구도 명확하지 않아 큰 혼란에 빠질 수도”

    미국 평화연구소(USIP)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은 유고 시 북한에서는 후계자 문제로 혼란이 일 것으로 내다봤다. 엄 선임연구원은 “후계구도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은 유고가 발생하면 북한의 잠재적 불안정성에 따른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 부친과 조부의 시신을 보관해둔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은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친과 조부의 시신을 보관해둔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은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엄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자녀가 북한을 이끌 나이가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몇 명인지도 모른다”면서 “전통적으로 독재국가에서는 남자를 권력계승자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김정은의 형 김정철은 전면에 나선 적이 없고, 김여정은 최근 승진했지만 북한 정서상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엄 선임연구원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 유고 시 북한 체제는 후계자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정은의 건강문제, 확인 안 되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정은의 건강과 소재에 관한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미국의 한반도전문가들의 경고도 전했다. 

    “최근 확인되지 않은 출처를 통해 김정은이 수술받은 뒤 중태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한국 정부는 물론 중국 정부마저 이를 무시했다”면서 “김정은이 중태에 빠졌다는 설은 믿기 어렵다”는 것이 미국의 한반도전문가들이 내놓은 반응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엄 선임연구원 또한  '김정은 위중설'을 언급하며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있으리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중태에 빠졌다는 주장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후계구도 분석에 앞서 김정은의 건강상태 확인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국제세계평화학술지의 마크 배리 편집장 또한 “김정은의 건강에 관한 보도가 쏟아져 나오지만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의사는 어느 나라 사람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김정은이 죽는다면 북한에서 후계자 문제로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