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거리 둔다더니 투표 전날 대놓고 선거 개입"… 김종인 "돈으로 표 얻겠다는 심산"
  •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시작하기 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시작하기 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4·15총선 전날 우한코로나 피해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 "지급 대상자들에게 미리 통보해주고 신청을 받으라"고 지시해 '관권선거' 논란이 일었다. 또 이날 문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 화상회의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당색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14일 "정부는 국회가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상정·심의해 통과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급 대상자들에게 미리 통보해주고 신청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 "국회가 추경안을 확정하기만 하면 신속히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들이 미리 행정절차를 마쳐 놓으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행정 소요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라는 취지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추경안이 제출되기도 전에 대통령이 선거일 직전 '사전 통보'를 언급하면서 야당에서는 '선거 개입' '매표 행위'라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민주화 이후 이런 불공정 관권선거는 처음"

    이와 관련,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민주화 이후 이런 불공정 관권선거는 처음"이라며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재난지원금을 이용해 표심을 사려는 행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지금 여권이 급한 모양"이라며 "선거 이후 지급하려고 했던 재난지원금을 선거 전에 급히 지급하라는 이야기는 '선거에 돈을 살포해서 표를 얻어보겠다'는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유권자들이 현혹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원석 통합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구두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아무리 대응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 해도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는 그 의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재난지원금 사안은 여야 합의를 통해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 만큼 선거 직후 숙의를 거쳐 발표했어야 정치적 도의상 맞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가인도 의혹 휩싸였는데… 文, 파란색 넥타이 고집

    문 대통령의 '파란색 넥타이'도 문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후 집무실에서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아세안+3(한·중·일)' 정상들과 우한코로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의 이 모습이 찍힌 사진은 수많은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이에 최근 선거 개입 논란을 우려해 총선과 거리를 두겠다고 선을 그었던 문 대통령이 이날 굳이 파란 넥타이를 맨 것이 부적절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트로트 가수 송가인 씨가 푸른색 의상을 입고 민주당 후보의 저서를 든 채 총선 투표 독려 영상을 찍어 민주당 지지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중요한 순간마다 파란색 넥타이를 골랐다. 취임 첫날에도, 2017년 방미 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이 넥타이를 맸다. 파란색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상징색으로 시작, 편안함, 신뢰, 성공, 희망을 의미한다.

    한편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투표일인 15일 특별한 일정 없이 청와대 경내에 머무르며 우한코로나 상황 및 대책 점검 등 통상 업무를 보기로 했다. 매일 오전 주요 참모진과 진행하던 티타임도 이날은 생략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이번 총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웠다. 범여권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얻을 경우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부에서는 범여권이 과반 의석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