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공화당 사무처-민정당 출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 왕이 방한 때 옆자리 지켜
  • ▲ 김원웅 광복회장. ⓒ뉴시스
    ▲ 김원웅 광복회장. ⓒ뉴시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공법(公法)단체인 광복회가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과 채널A '재허가 반대' 운동에 나섰다. 광복회는 정관(定款)에 정치적 중립이 명시됐음에도 지난해 6월 김원웅 회장 취임 이후 야권 비난 행보를 이어온다. 

    1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광복회는 TV조선과 채널A가 '친일을 미화했다'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이들 채널의) 재허가 반대에 뜻을 모으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들 채널 재허가 반대 동참 운동에는 김 회장이 앞장섰다.

    김원웅 앞장서서 TV조선·채널A 폐방 운동

    김 회장은 공문에서 "해당 종편의 재허가 반대에 동의하실 광복회원과 유족들께서는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에 참여할 1000명을 모집하겠다고 공언했다. 재허가 반대 운동에 참여한 이들의 의견을 기자회견이나 청와대 국민청원에 활용하겠다고도 밝혔다.

    광복회는 직난 6월 일본과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한 갈등국면에서 두 종편에 출연한 일부 패널들의 발언을 친일 미화의 근거로 들었다. "정부가 반일감정을 조장하는 게 한일 갈등의 해결책이 되느냐" "조국 민정수석이 죽창을 들자고 하는 게 한일관계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등의 발언이다. 

    미래한국당이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공천한 것을 긍정적으로 본 패널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김 회장은 "미래한국당은 친일 교과서에 찬동한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김원웅, 광복회 사유화해 권력에 줄섰다" 비난

    대부분 언론에 보도된 일반적인 내용임에도 정권에 비판적인 특정 언론만 문제 삼은 것이다. 때문에 김 회장이 광복회를 사유화해 정권에 잘 보이려는 불순한 의도로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일었다.

    실제로 광복회는 지난해 6월 김 회장 취임 이후 통합진보당 이석기를 옹호하고, 노골적으로 야권을 비난하는 등 편향적 행보를 보였다. 
    김 회장은 "일본이 한국에 친일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주장을 하는 등 정치적 중립을 어긴 이유로 내부 상벌위원회에 제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광복회는 관련 논의를 더이상 진전시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회장은 군사정권의 집권당이었던 민주공화당을 이은 민주정의당 출신이다. 1944년 중국 충칭(重慶) 출생으로, 대전에서 초·중·고교를 나오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대전 대덕에서 14,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했으며, 지난해 12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공식 방한했을 당시 그의 옆자리를 지켰다.

    광복회의 이 같은 편향적 행보에 한 독립운동단체 관계자는 "항상 중립을 지켜왔던 독립운동단체의 맏형 격인 광복회가 이렇게까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행동한 적은 없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3일 본지와 통화에서 "김원웅 회장은 말을 바꿔 타며 이번에는 문재인 정권 밑에서 마치 본인이 뭐라도 되는 양 앞장서서 광복회의 이름을 흐리고 있다"며 "편향 정도가 아니고 멀쩡한 광복회를 권력의 죽으로 만들고 있다"고 힐난했다. 

    황 평론가는 "김 회장 본인이 옛날 박정희 전 대통령 유신 시절 공화당 사무처 공채 의원 출신이다. 그런 사람이 친일을 말하나"라며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재갈을 물리려 하다가는 역사의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