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유도로켓 ‘비궁’, 미국 해외비교시험 통과… 미국 APKWS와 수출시장 경쟁 벌일듯
  • ▲ 다목적 트럭에 실은 포드(Pod)에서 비궁을 발사하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 다목적 트럭에 실은 포드(Pod)에서 비궁을 발사하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국산 소형유도로켓이 미국에서 성능을 인정받았다. 방위사업청(청장 왕정홍)은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匕弓)’이 미국에서 실시하는 ‘해외비교시험(FCT)’을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해외비교시험(FCT)’이란 미국 정부가 동맹국이 개발한 첨단무기를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은지 기술력과 경제성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미국은 1980년부터 이 제도를 이용해 50억 달러(6조1200억원) 상당의 동맹국 무기를 구매했다. 주로 유럽산 무기였다.

    “FCT를 위한 비궁 비행시험은 지난해 10월 미국 국방부 평가단이 참가한 가운데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실시했다”고 밝힌 방사청은 “비궁은 발사한 10발 모두 명중했으며, 미국 측이 제시한 조건도 모두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공동개발하다 독자적으로 만든 ‘비궁’

    왕정홍 방사청장은 “비궁의 FCT 시험 통과는 국산무기의 우수성을 (미국에게) 인정받은 성과로, 미국 등에 비궁의 수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궁은 국방과학연구소와 LIG 넥스원, 방사청이 유기적으로 공조해 개발한 무기”라고 그는 덧붙였다.

    사실 ‘비궁’은 소형표적을 제거할 저렴한 무기(LOGIR)로 개발됐다. 미군은 9.11테러 이후 소형 선박과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폭탄공격을 제압할 수 있는, 저렴한 소형유도무기가 필요했다. 한국군은 북한 소형 고속정과 공기부양정 침투를 막을 유도무기를 만들 계획이었다.
  • ▲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70mm 유도로켓 '비궁'은 향후 세계시장에서 미국제 'APKWS'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방위사업청 제공.
    ▲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70mm 유도로켓 '비궁'은 향후 세계시장에서 미국제 'APKWS'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방위사업청 제공.
    수요가 일치한 한미 양측은 신형 유도무기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2007년 3월 6일 미국과 ‘로거(LOGIR, Low-Cost Guided Imaging Rocket, 저가영상유도로켓)’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방사청, ADD, 한미 양국 군 관계자가 참석했다. 한미 양측은 70mm(2.75인치) 무유도 로켓의 개조 가능성에 주목했다.

    개발은 그러나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됐다. 미군이 LOGIR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자 한국은 2012년부터 독자개발을 시작했다. 미국도 독자개발에 나섰다. 한국은 ADD와 LIG 넥스원이, 미국은 BAE 시스템스가 개발을 맡았다.

    같은 듯 다른 한국의 ‘비궁’과 미국의 APKWS

    한국은 자체적으로 유도장치와 발사 후 추적 장치를 개발하느라 완성에 시간이 걸렸다. 반면 BAE 시스템스는 2002년부터 유사한 무기 체계를 연구하고 있던 차라 원가절감에 필요한 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양국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무기를 만들게 됐다.

    한국 ‘비궁’과 미국 APKWS의 직경은 2.75인치(70mm)로 같다. 길이는 비궁이 190cm, APKWS가 187cm다. 사거리는 비궁이 8km, APKWS가 최장 11km다. 유도 방식은 비궁이 적외선 센서와 패턴 비교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APWKS는 반능동 레이저 유도 방식이다. 둘 다 ‘파이어 앤 포겟(발사 후 계속 유도할 필요가 없는 자체유도방식)’ 방식이다. 1발당 가격은 비궁이 5000만원(추정치), APKWS가 2만2500달러(275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군은 2017년부터 서북도서 해병대에 비궁을 해안방어용으로 배치하고 있다. 2024년까지는 육·해·공군에도 배치할 예정이다. 미국은 해병대와 해군, 공군, 육군 순서로 APKWS를 배치했다. 2013년 1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첫 실전을 치렀다. 100발 넘게 쏠 동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BAE 시스템스는 지금까지 5000발 이상의 APKWS를 납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