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2일 "설탕·식물성 기름 급락, 쌀 상승 조짐"… 태국·파키스탄·러시아도 농산물 수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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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2일(이하 현지시간) 월간 브리핑을 통해 “지난 3월 FAO 농산물 가격지수는 172.3을 기록, 2월에 비해 4.3% 하락했다”면서 “우한코로나 사태로 인한 수요 부족과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몇몇 농산물 가격이 급락했다”고 밝혔다.FAO “설탕·식물성 기름은 하락, 쌀·돼지고기 가격 상승 조짐”
FAO에 따르면,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농산물은 설탕과 야자유 같은 식물성 기름이다. 설탕은 19.1%, 야자유는 12% 가격이 하락했다. “우한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가 인적 교류를 제한하면서 사람들의 이동이 줄었다”면서 “때문에 차량 대체 연료인 에탄올 수요가 크게 줄어들자 설탕 수요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식물성 기름 또한 비슷한 이유로 수요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FAO는 분석했다.
FAO 유제품 가격 지수도 우한코로나 사태로 인해 하락세를 보였다. FAO 곡물가격지수도 2월보다 1.9% 하락, 2019년 3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밀과 옥수수 가격도 약간 하락했다고 FAO는 밝혔다. 그러나 쌀 가격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FAO는 경고했다.
외신들은 동남아 쌀 수출 국가들의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베트남은 3월 24일부터 자국 곡물 비축을 명목으로 쌀 수출 신규 계약을 중단했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최근 우한코로나 대책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식량 안보는 지켜야 한다”며 쌀 수출 제한을 지시했다. -
연간 60만 톤 이상의 쌀을 수출하는 캄보디아도 4월 5일부터 흰쌀과 벼의 수출을 금지키로 했다. 이밖에 태국은 계란, 파키스탄은 양파,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곡물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캄보디아, 쌀 수출금지… '최대 식량수입국' 중국, 타격 불가피SCMP는 3월 30일 “우한코로나 확산을 막으려는 각국의 국경 봉쇄로 세계 식량 공급 사슬이 붕괴될 수 있다”며 “4월 또는 5월에 식량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FAO의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식량 수출 제한에다 농산물 수확에 필요한 노동력이 국경을 넘지 못하면, 결국 식량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었다.SCMP의 경고에 즉각 반응을 보인 것은 중국이었다. 신화통신과 환구시보 등은 우한코로나로 인한 식량난 경고에 “중국은 그동안 식량 자급에 힘써왔으므로 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중국은 최근 식량 자급자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인터넷 인민일보(인민망) 한국어판을 통해서도 “현재 중국의 곡물 자급률은 95% 이상, 식량 자급률은 100%에 달하며, 1인당 식량 소비량은 세계 평균보다 37% 높은 480kg에 달한다”고 선전했다.그러나 중국은 세계 최대의 식량 수입국이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량도 지난 10년 동안 1200억 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2010년 농산물 수입액은 1219억6000만 달러(150조4990억원)였다. SCMP의 2018년 8월 보도에 따르면, 2017년 농산물 수입액은 1258억 달러(155조2400억원)이었다.이렇게 수입한 식량으로 14억 중국인이 먹고 산다. 세계 식량 공급망이 붕괴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보는 것은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연간 500억 달러(61조7000억원) 이상의 농산물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한국 또한 영향을 받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