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통합당 후보, 노동자·자영업자·법조인에서 정치인 도전…"책임지는 정치로 해운대을 발전 이룰 것"
  • ▲ 김미애 미래통합당 부산 해운대을 후보가 본지 기자와 인터뷰 중인 모습. ⓒ정상윤 기자
    ▲ 김미애 미래통합당 부산 해운대을 후보가 본지 기자와 인터뷰 중인 모습. ⓒ정상윤 기자
    김미애 미래통합당 부산 해운대을 후보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0대 시절에는 방직공장에서 일하며 노동자의 삶을 살았고, 20대에는 식당을 운영하며 자영업자의 삶을 살았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사법고시에 합격한 30대에는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40대에는 딸과 조카를 입양한 워킹맘이자 싱글맘의 삶을 산다. 

    이처럼 다양한 계층의 삶을 산 만큼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게 김 후보의 장점이다. 주변에서 '그의 삶 자체가 곧 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김 후보는 '자신이 직접 겪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낙후한 지역의 발전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해운대가 낙후했다는 게 의아하게 들릴 법하지만, 김 후보가 출마한 반여·반송동 등이 포함된 해운대을 지역은 부산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마천루' 해운대갑 지역과 달리, 단칸방들이 다닥다닥 붙은 판자촌과 교통·교육 문제 등을 안은 곳이다. 

    김 후보는 "이곳에서 노동자로, 자영업자로, 변호사로 살면서 지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됐다"며 "제2 센텀 같은 대형 역사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공에서 인권변호사로, 이제는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의 삶에 도전하는 김 후보를 3월27일 해운대 그의 선거 캠프에서 만났다.

    - 노동자·자영업자·변호사라는 이력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법조인이 되고자 했던 계기가 있나?
    "공부에 대한 갈망이 강했던 것 같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포항여고 입학 한 달 후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열일곱 살에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위치한 방직공장에 취업했다. 일하면서도 산업체 부설 학교에서 근근이 학업을 이어 나갔다. 20대에 돈을 모아 작은 식당을 차렸고, 돈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지만 공부에 대한 갈망은 여전했다. 다시 공부하겠다는 결심으로 동아대 야간 법대에 입학했다. 이때가 29세였다. 이후 4년 만에 사법고시 1차에 합격한 뒤, 이듬해 34세에 최종 합격했다. 그 후 부산에서 15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내가 자라온 환경 탓에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여성 및 아동문제 등에서 누구보다 앞장섰고, 지금도 가장 많은 관심을 쏟는다."

    "가정형편에 학업 포기… 여성·아동문제에 앞장서"

    - 홀로 조카를 키우고 딸도 입양했다고 들었다. 싱글맘을 선택하게 된 사연을 소개해달라.
    "형부가 건설현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셨다. 변호사로서 냉정하게 사인을 밝힐 증거를 수집했어야 했는데, 돌아가신 분이 형부라서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19개월 된 조카가 장례식장에서 형부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아빠' 하고 방긋 웃는데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언니는 사별에 대한 상실감으로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이 때문에 조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까지 내가 돌보게 됐다. 내 사랑으로 똑똑하고 밝게 자라는 조카를 보며 기쁨을 느꼈고 스스로의 삶도 풍성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아이 키우는 보람과 행복을 느꼈다. 조카를 돌보기 전부터 입양을 생각했지만, 막상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커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던 중 불혹을 넘기면서 더이상 늦추면 안 되겠다 싶어 2011년 상담받고 가슴으로 딸을 낳았다. 우리 아이는 잦은 병치레를 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열이 크게 올라 경련할 때는 아프지도 않은 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이가 아파서 119를 불러 응급실에 간 것만도 10번은 된다."

    - 해운대을은 미래통합당으로서는 '탈환'해야 하는 곳이다. 특별한 선거전략이 있다면.
    "지역민을 만나면 다들 한결같이 '나라 꼴이 이게 뭐냐'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한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면 "마스크 문제도 해결 못하느냐"며 "국민들 잘살게 해준다 했는데, 이 정부가 잘한 게 뭐냐"고 화를 내기도 한다. 소득주도성장, 반(反)기업 친노조 정책, 탈원전 정책, 조국 사태가 민심을 악화시켰다. 부산의 경우 범죄행위가 명백함에도 '친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재수를 경제부시장에 임명했다. 명분도 없고, 위선정권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였다. 최근 개통된 원동 역사도 오거돈 시장이 이유 없이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려 공기 지연에 세금 낭비, 시민 불편만 가중시켰다. 하지만 부산지역 여당 의원들은 침묵했다. 주민들은 이런 무능한 의원들에게 분노한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도 굳세지고 있다. 주민들은 책임지는 정치를 원한다. 내 삶이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책임지는 정치를 보이겠다."
  • ▲ 비가 오는 날에도 지역민들과 소통에 힘쓰는 김미애 후보. ⓒ김미애 후보 선거 캠프 제공
    ▲ 비가 오는 날에도 지역민들과 소통에 힘쓰는 김미애 후보. ⓒ김미애 후보 선거 캠프 제공
    - 김 후보가 보는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실정은 무엇인가?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실책은 국론분열이다. 이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는 양쪽으로 급격하게 갈라졌다. 조국을 지지하지 않으면 검찰개혁 반대세력이 돼버리고, 적폐를 옹호하는 것처럼 선·악 프레임이 덧씌워지지 않았나. 조국 사태는 공정과 정의의 신성한 가치를 무너뜨렸다. 국민이 문재인 정권에 상실감과 배신감을 느낀 이유다. 하지만 (좌파진영은) 이를 진영논리로 몰아간다. 국회의원이 되면 이를 바로잡고 싶다. 둘로 나뉜 국민 정서를 하나로 통합해 미래로 나아가고 싶다. 국민통합에 보탬이 되고 싶다."

    - 미래통합당의 '정권 심판론'이 유권자를 움직인다고 보나?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표를 가져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우한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중도 표심이 우리에게 오는 듯 으나 저들의 프레임에 갇혀버리면서 다시 돌아가 버렸다. 중앙당에서 메시지를 제대로 내놔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 운동장이 너무 기울었는데 조정을 못한다. 민주당에 우한코로나 사태는 악재였다 호재로 바뀐 상황이다."

    "100만원 지급? 차라리 부가세 감면이 낫다"

    - 중앙당의 정권 심판론이 묻히는 건데, 정권 심판론을 재점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재인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국론을 분열시키고 그걸 즐기는 듯하다. 저들이 말하는 정의와 공정이 가짜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그게 묻혔다. 우리가 다시 들춰내야 한다. 부산은 조국도 있고, 유재수도 있지 않나. 바로 위 울산에는 청와대 선거 개입 정황이 있는 송철호 시장도 있는데 당에서는 왜 이런 부분을 다시 지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걸 나 혼자 말한다고 해서 전국적으로 울려 퍼지겠나. 원내 진입도 안 한 사람이 혼자 떠들면 '지역이나 챙기라'는 핀잔이 돌아온다. 중앙당에서 조국·유재수·송철호 전부 지적해서 다시 수면 위로 들춰내야 한다. 그래야 정권 심판론이 다시 동력을 얻을 수 있다."

    - 정부여당의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한코로나로 인한 내수경제 침체가 한두 달 안에 끝나겠나. 전 국민에게 100만원을 주면 끝일까. 절대 아니다. 대안이 될 다른 정책을 발표하면서 단호하게 '이 정책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여당 일각에선 소득세 공제를 거론하는데, 소득이 없는데 무슨 소득세를 공제하나. 차라리 부가세 감면법을 한시적으로 적용하면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거다. 우리 당도 마찬가지다. 여당이 무책임하게 포퓰리즘 정책만 되풀이한다고 지적하는데, 국민들이 뭐라 생각하겠나. 대안 없이 비판만 하니 짜증만 낸다. 남을 비판하더라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당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너무 속상하다."
  • ▲ 해운대을 지역이 어떤 곳인지 설명 중인 김미애 후보의 모습. ⓒ정상윤 기자
    ▲ 해운대을 지역이 어떤 곳인지 설명 중인 김미애 후보의 모습. ⓒ정상윤 기자
    - 부가세 감면법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도 경험에서 나온 말인가? 평소 개정해야 할 법안을 생각해둔 게 있다면.
    "공동주택관리법이다. 10년 전, 입주한 아파트의 감사를 맡은 적이 있다. 이때 낭비되는 승강기 유지보수 비용이 있다는 것을 포착하고 바로잡기 위해 움직였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해 이를 바로잡는 데만 꼬박 1년여의 시간을 투자했다. 새벽 1~2시까지 일한 날이 그러지 않은 날보다 많았다. 국회의원후보가 된 이후 국회 전문위원에게 공동주택관리법 개정과 관련한 의견을 구한 적이 있다. 나름 이 분야 전문가였는데, '공동주택관리법에서의 규정은 더이상 손댈 것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미 강행규정으로 되어 있지만 제대로 관리감독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신인으로서의 패기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것들을 바로잡고 싶다.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는 정책과 입법안을 제대로 발굴하고, 이것이 실제로 국민의 삶 속에서 작동하게끔 정부를 독려하고 싶다. 이로 인해 국민의 삶이 더욱 나아지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꿈과 미래를 열어준 해운대 주민들께 은혜 갚고 싶다"

    - 낙후한 해운대을 지역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맞춤공약'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당연히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최근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제2센텀 산업단지' 계획이 첫 발을 내디뎠다. 제2센텀은 2016년 서병수 전 시장 시절 입안된 계획으로, 제조업 중심의 기존 산단으로는 고성장·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할 수 없다는 문제점에서 시작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단지 조성계획 수립 시 4차 산업혁명의 거점기지가 될 수 있도록 전문가집단을 모집해 자문을 구하고, 이를 반영할 것이다. 제2센텀 산업단지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탄생될 것으로 확신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가 육성될 수 있도록 '미래인재개발원(가칭)'도 유치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창의성을 기르고 외국어를 전문으로 배워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 해운대을 주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동네 곳곳을 돌아다녀 보면 자영업자는 물론, 어린이집·유치원·학원·방과 후 선생님 등 모두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마스크 두 장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일이 일상이 됐다. 그 앞을 지날 때면 죄송스런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국민이 도대체 무슨 죄가 있나. 이게 다 정치를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절대 지금의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항상 이 초심을 지켜 올바르게 일하겠다. 해운대는 저에게 꿈과 미래를 열어준 곳이다. 열일곱 살에 이곳으로 이사와 20대에는 식당 주인, 30대에는 변호사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지역이다. 그리고 국회의원후보로 인사드릴 수 있게 (저를) 발전시켜준 것처럼 해운대을 지역도 반드시 발전시킬 것임을 약속드린다. 지역민분들에게 지금까지 넘치도록 받아온 기회와 은혜를 반드시 돌려드리겠다."

    총선특별취재팀=정상윤·박찬제·강영범(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