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장 재임 시 마스크 대량생산 기틀 만들고, 생산량 7배 ↑… "안정적 국정운영 돕고 싶어"
  • ▲ 류영진(60)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을 국회의원 후보.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친문 핵심인사'다. ⓒ정상윤 기자
    ▲ 류영진(60)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을 국회의원 후보.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친문 핵심인사'다. ⓒ정상윤 기자
    4·15총선이 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부산·울산·경남이다. 전통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만큼 부울경(PK)에서 '보수정당 공천=승리'라는 공식에 변화가 일어나서다. 실제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은 20대 총선에서 이곳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모두 8석을 내주면서 사실상 '패배'했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꿔 단 보수정당은 탈환을, 민주당은 수성과 의석 수 확대를 꾀해 '맞대결'이 기대된다. 본지는 26~28일 3일간 부울경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후보들을 만났다. <편집자주>

    류영진(60)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을 국회의원후보는 약사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친문 핵심인사'다.

    류 후보는 청년 시절 부산대 약대 출신 선배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끌던 통일민주당 소속 김정수 전 의원을 보좌하며 지역 정치권에서 활동했지만, 1990년 3당 합당 이후 정치를 떠나 '평범한' 약사의 삶을 살았다. "독재권력과 타협하기 싫어 정치를 떠났다"고 한다.

    그런 그를 다시 정치로 이끈 것은 '지역주의 타파'를 줄기차게 추구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펼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본격적으로 정계에 발을 내딛게 됐다"고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류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고 했다. '단순한 노무현·문재인 마케팅이 아니라 민주당 불모지였다 지난 총선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부산에서 민주당 바람을 더욱 거세게 확산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그를 '부울경 민심탐방' 첫날인 3월26일 부산진구 그의 선거 캠프에서 만났다.

    - 부산진구을 선거구는 최근 다섯 차례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싹쓸이’했을 만큼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다. 특별한 선거전략은 있나?
    "지역발전전략이다. 힘 있는 여당 후보를 밀어줘야 낙후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은가. 가야1·2동과 개금1·2·3동, 부전2동, 전포1·2동, 범천1·2동이 부산진구을 지역구에 속한다. 이 지역에는 부산의 심장으로 불리는 서면 일대가 포함되지만, 나머지는 상당히 낙후했다. 바꿔 말하면 개발이 필요하다. 지난해 민주당 부산진을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발전에 목마른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많이 들었다. 이 지역에서 살아온 주민으로서 지역발전을 이루겠다는 생각도 출마 계기 중 하나다. 이런 주민들의 염원이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 지역발전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지역발전 동력을 상실한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부산의 중심인 서면을 품은 부산진구을은 상징성이 매우 크다. 상권 발전의 모멘텀을 만들어 지역상권을 되살리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상권 살리기에 앞장서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모이고 다시 찾고 싶은 부산진구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외국인관광객이 완전히 줄어들었지만, 이 위기가 지나고 다시 외국인관광객들이 부산을 찾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범천동 철도차량정비창 이전 부지에 국내 4차산업과 아울러 문화를 아우르는 K-컬처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서면의 환경을 대개조해 이곳을 중심으로 부산진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원도심의 주거환경을 대폭 개선해 살기 좋고 젊은이들이 다시 모여드는 부산진구를 만들어 지속성 있는 도시개발 모델을 반드시 만들겠다."
  • ▲ 류영진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류영진 후보측 제공
    ▲ 류영진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류영진 후보측 제공
    - 부산진구을의 큰 문제 중 하나가 노인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이들을 위한 핀셋공약이 있나?
    "부산진구을의 노령인구 비율은 부산에서도 매우 높다. 게다가 기초수급자도 많아 생활형편이 어려운 분들도 많다. 국가에서도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을 많이 개발하지만 보건전문가로서 제게는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느껴진다. 대표적인 것이 어르신들의 치아건강을 위한 임플란트 사업이다. 현재 연간 2개까지 지원되는데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시는 데 부족하다. 임플란트 지원을 최대 4개까지 늘려야 한다. 임플란트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 어르신들이 식사하시는 데 불편함을 줄여드리고 삶의 질을 높이겠다. 지역에는 어르신들의 여가공간도 부족하다. 어르신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그라운드골프장을 지역에 조성하고, 어르신들의 복지시설도 늘리고자 한다."

    류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초대 식약처장에 임명됐다. 문 대통령과 '본격적'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8대 대통령선거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의 직능특보를 하면서 부산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선거대책위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 과거 정치권에 있다 평범한 약사의 삶을 살았다.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온 이유가 있나? 국회의원이 목표인가?
    "단순히 국회의원이 목표였다면 이전에도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다. 1990년 3당 합당 때 함께 가자고 권유하던 정치동료들이 있었지만 '독재권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양심을 지키고자 가지 않았다. 그 이후 오랫동안 정계를 떠나 있었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 그러던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고, 2011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면서 다시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런데 이는 다른 출마자들을 돕기 위한 것일 뿐, 직접 출마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 출마가 목표가 아니었는데 이번엔 왜 출사표 던졌나?
    "여러 사람을 도와 국회로 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내가 사는 부산진구의 발전이 지연되는 것을 보며 직접 나서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재인 정부를 만들기 위해 헌신했던 만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지속될 세계적 경제 혼란기에 우리는 안정으로 나아가느냐, 혼란으로 좌절하느냐의 기로에 섰다.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국회에서 정부가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 부산진구을은 민주당 후보에게는 굉장한 험지인데, 중앙당 차원의 지원은 있나?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험지가 아닌 곳이 어디 있겠나.(웃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민주당이 당선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부산진구을을 더욱 험지로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어르신들도 많고, 서면을 비롯해 전통시장도 많아 자영업자 비율도 높다. 일하는 여성들도 많은 지역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중앙당과 공약과 정책의 현실성 부분을 조율하는 중이다. 어느 지역보다 실현 가능성 높은 공약으로 인정받는다고 본다. 공약을 실현해 부산진구을 발전을 반드시 이루겠다."
  • ▲ 류영진 후보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시절 모습. ⓒ뉴데일리 DB
    ▲ 류영진 후보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시절 모습. ⓒ뉴데일리 DB
    - 식약처장 임기 중에 마스크 대량생산 기틀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소개해달라.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을 겪는 상황이라서 마스크와 관련한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마스크 1일 생산량은 1200만 장가량이다. 내가 식약처장을 맡았을 때인 2017년에는 하루 45만 장에 불과했다. 당시는 지금처럼 마스크 공장을 24시간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량이 적었던 것도 있지만, 마스크 성능을 검사하는 기관이 1곳 밖에 없었던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 때문에 수많은 마스크 생산기업이 새로운 마스크를 만들어도 검사기관에서 성능검사를 하느라 7~8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일선 담당자들과 마스크 검사기관 등을 방문해 고충을 들어보고 마스크 검사기관을 늘렸다. 그 결과 마스크 검사기관은 이듬해인 2018년 4곳으로 늘어났으며 마스크 공장도 불과 20개에서 140여 곳으로 늘어났다. 마스크 생산량도 하루 45만 장에서 350만 장으로 늘어났다. 식약처장 재임기간 마스크 검사기관을 늘린 것이 코로나-19 사태에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는 결과로 이어져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 부산진구을에서 류영진이 당선돼야만 하는 이유는?
    "30년 가까이 부산진구을에서는 보수정당이 국회의원직을 맡았다. 현역인 이헌승 의원만 하더라도 8년 동안 지역을 대표했다. 솔직히 과거 보수정당 공천은 곧 당선이었다. 그러니 지역발전보다 공천을 주는 중앙당에만 '충성'하는 경향이 있었던 듯하다. 하지만 지난 총선부터 지역 분위기가 다르다. 이번에는 주민들도 '부산진구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듯하다. 변화나 경쟁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문재인 정부를 만드는 데 기여했고, 식약처장으로서 쌓은 국정운영 노하우를 가진 힘 있는 여당 후보만이 부산진구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부산진구을에 사는 주민으로서 지역을 사랑하는 제가 지역발전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보로 출마하며 부산진구을 지역구 주민들과 부산시민, 그리고 국민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무엇보다 우선해 챙기겠다고 다짐한다. 당선되면 항상 주민들과 소통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 현장을 중시하며 발로 뛰는 정치인이 되어 초심을 지키는 정치를 하겠다. 힘 있는 정부여당 후보를 밀어 부산진구의 발전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시기를 기대한다."

    총선특별취재팀=정상윤 박찬제 강영범(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