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관용 전 경북지사는 거부… 박원순 서울시, 2011년 허가해주고 셀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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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신천지교 사단법인인 '새하늘새땅증거장막성전예수교선교회'의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박 시장 취임 직후 법인 등록을 허가받았던 신천지가 10년 만에 박 시장에 의해 법인취소된 것이다.박 시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이만희 총회장 등은 방역당국의 조사에 협조한다면서 실제로는 방역을 방해하는 지시를 내렸다"며 "심각히 공익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천지의 전도 과정이 헌법질서에 어긋나고 개인의 자유를 파괴하는 등 법질서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법인 자격을 상실하면 신천지는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고, 보유 재산을 청산해야 한다.박원순 "전도 과정, 헌법질서 어긋나고 개인 자유 파괴"하지만 신천지의 최초 허가는 박 시장 취임 직후 이뤄졌다. 서울시는 2011년 11월30일, 신천지의 최초 사단법인인 '영원한 복음 예수 성교회'의 허가를 내줬다. 이후 2012년 4월 법인 대표자가 이만희로 변경됐고, 같은 해 7월 현재의 법인명인 '새하늘새땅증거장막성전예수교선교회'가 됐다. 박 시장은 재·보궐선거를 통해 2011년 10월26일 취임했다. 박 시장의 전임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는 신천지에 대한 사단법인 등록을 불허했다.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이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신천지가 서울시와 경기도·경상북도에 법인 설립을 시도하다 좌절되고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에서 법인등록에 성공하며 기부금 납입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며 "언뜻 보면 박 시장이 고심 끝에 큰 판단을 내린 것처럼 포장돼 있다"고 지적했다.2011년 법인 허가 이후 급속한 확장… 신도만 15만 명 이상실제로 신천지는 경기도와 경상북도에서도 법인 설립을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 당시 지방자치단체장은 한나라당(미래통합당의 전신)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였다.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박 시장과는 관련이 없다는 견해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지난 4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법인 설립허가는 국장 전결사항"이라며 "신청이 들어와 설립허가 요건이 맞으면 허가가 나가는 것이 원칙이고, 허가 당시 결격사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박 시장 체제 서울시에서 법인 설립허가를 받은 신천지는 2011년 이후 교세가 급격하게 확장됐다. 신천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허가받은 2011년 8만5513명이던 신도는 2018년 20만2899명으로 늘어났다. 신천지는 현재 23만 명 정도의 신도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법인을 허가하고 10년 만에 약 15만 명의 신도가 늘어난 것이다.한편 신천지의 사단법인 취소로 신천지 자체가 와해되는 것은 아니다. 신천지는 비법인 비영리단체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