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에 탈당계 제출, 의원직 상실… "국민의당, 정당 득표율 20% 초과달성 가능"
  • ▲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박성원 기자
    ▲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박성원 기자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된다. 거대양당의 진영‧이념대결이 굉장히 심화하면서 사익추구만 남았다. 이것이야말로 여의도 정치판이 배부른 돼지들의 잔치판으로 전락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지난 17일 임기만료 한 달여를 앞두고 배지를 내려놓은 이태규 국민의당 4·15총선기획단장 겸 사무총장이 20대 국회를 향해 신랄한 평가를 남겼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민생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했다. 법원이 바른미래당(민생당 전신) 의원총회에서 '셀프제명'을 의결한 비례대표 의원 8명의 제명절차취소요구가처분신청을 인용함에 따른 것이다. 실리 대신 정치적 도의를 택한 결정이다. 

    "민생당, 충분한 개혁성 가진 세력 아니다" 탈당 결심 

    '안철수의 책사'이자 최근 정치권에서 '의리맨'으로 평가받는 이 사무총장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법원 판결과 관련한 견해 ▲20대 국회 평가 ▲국민의당의 총선전략 및 전망 등을 밝혔다. 

    먼저 이 사무총장은 법원 판결과 관련해 "옳다고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툼 이전에 존중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탈당해서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문제가 해소되기 때문에 바로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당을 향해서는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 충분한 개혁성을 가진 세력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런 분들과 당적문제를 벌이는 것 자체가 안철수 대표의 실용적 중도정치 및 합리적 개혁 의지에 누가 된다고 생각했다"며 "더 이상 얽매이지 않는 게 좋다고 판단해 빠른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총장에게도 보수통합에 합류 요구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무총장은 "떠날 마음을 먹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 대표가 해외에 있을 때 유일한 창구가 나였다. 귀국한 후 '안철수신당' 추진기획단장도, 국민의당 창당 후 사무총장 및 총선기획단장도 나였다"며 "그 소임을 버리고 가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권통합도 굉장히 중요하겠지만 실용적 중도정치와 비전, 한국정치의 제3의 길을 만들어 내는 게 더 소중했다"고도 덧붙였다.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의원들과 관련해서는 "정치가 현실이다 보니 지역구에서 보수통합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받거나 제3정당으로서 지역구 선거를 치르는 데 한계를 느껴 (통합당으로) 간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4년 전 국민의당으로 당선된 분들은 99% 안철수 대표의 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도의적으로 맞느냐는 의구심은 있다"며 "국민들께서 평가하실 내용"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국민의당 지지율 3위… "대구 봉사 이후 安 재평가 이뤄진 덕"

    이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바람대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최근 상승세를 탔다. 19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지난 주간 집계 4.6%에서 1.1%p 오른 5.7%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에 이어 3위다. 

    이 사무총장은 "대구 의료봉사 이후 안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당의 지지율로 연결됐다고 본다"며 "이러한 추세가 확산하면 정당 지지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이태규 바른미래당 사무총장. ⓒ박성원 기자
    ▲ 이태규 바른미래당 사무총장. ⓒ박성원 기자
    이번 총선에서 거대양당의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한 국민의당의 전략은 무엇일까. 이 사무총장은 단연 "일하는 정치"라고 역설했다. "국회법‧정당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으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생각을 그대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많은 정치인이 '민생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여의도정치는 거기에서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며 "정치가 설 자리가 무엇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 게 이번 안 대표의 대구 의료자원봉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인데 그런 작은 일에 감동받는 모습을 보면서 안철수 대표가 많이 안타까워 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정치가 무엇인지 더욱 절감한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전략적 교차투표' 중요성 피력… "배고픈 소크라테스 택해달라" 
     
    특히 이 사무총장은 이번 총선과 관련해 "유권자들의 교차투표 의지가 가장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과 관련 "최소한의 정치적 도덕성과 양심도 없는 짓이다. 진영대결이 심화해 그런 위장정당에까지 연결된다면 비례대표 의석에서도 이들이 독차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지역구선거에서 기득권 양당에 몰아준다고 하더라도 비례대표선거만큼은 양당을 견제할 새로운 세력을 뽑아야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차투표에 대한 흐름이 자발적으로 형성되면 국민의당은 현재 목표인 정당득표율 20%를 초과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배부른 돼지를 선택할지, 배고픈 소프라테스를 선택할지 지켜볼 문제다. 무엇이 올바른 미래로 가는 길인지, 유권자들의 자각과 성찰이 스스로 일어나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사무총장은 임기를 마치지 못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아 다시 국회로 돌아온다면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일조하겠다. 훗날 저 스스로 평가했을 때 '한국정치가 이렇게 변화, 혁신한 과정에 나도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