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해명 요구’ 청원 게시, 16일 오후 2시 기준 1만3000명 동의… 교육계 "왜곡된 인식 드러낸 것"
  •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정상윤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정상윤 기자
    '정규직 교직원은 일하지 않아도 월급 받는 집단'이라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발언 논란이 커졌다. 조 교육감은 거듭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지만, 해명과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 청원이 잇따르는 등 교육계의 파장은 확산했다.

    조 교육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며 "후자에 대해선 개학이 추가로 연기된다면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학을 추가로 늦추는 것이 필요한지 시민과 댓글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일 안 해도 월급' 조희연 "불필요한 논란 만들어 죄송"

    조 교육감은 "방학 등 학교가 휴업했을 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지만, 정규직 교직원은 일하지 않아도 월급을 받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발언을 두고 ‘실언’이라는 지적이 커지자 조 교육감은 "오해를 촉발하는 표현을 쓴 것 같다"며 곧바로 사과했다. 조 교육감은 "학교에서 헌신하는 분들을 이리저리 나누거나 차별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모든 교육공동체 여러분이 애를 쓰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소외되거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라고 해명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 생방송으로 진행된 '코로나-19 대응 추경 계획' 브리핑에서도 거듭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학생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불필요한 댓글논란을 만들어내 거듭 죄송하다"며 "상처받은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조 교육감의 공식 사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발언 이후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조 교육감의 해명과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15일 올라온 '교육감님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에 대한 해명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하루 만인 16일 오후 2시 기준 1만3000여 명이 동의했다. 30일 안에 1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은 시민청원 글에는 조 교육감이 직접 답변해야 한다.

    ‘해명 요구’ 청원, 하루 만에 1만3000명 동의

    청원인은 "학교교육을 담당하는 주체들 사이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사기저하 우려가 심각히 우려된다"며 "불필요한 논쟁과 비난을 막기 위해 해당 글을 작성한 교육감님께서 직접 해명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서울 은평구의 초등학교 교사 A씨는 "교육감이 직접 교사들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는 게 무척 실망스럽다"며 "교육감 말 한마디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교직원들의 노력이 무너졌다"고 비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조 교육감의 실언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학교현장과 교원들을 무시하고, 왜곡된 평소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조 교육감의 잘못된 언행으로 졸지에 교원들이 국민들 앞에 놀고먹는 집단,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는 점에서 가늠할 수 없는 허탈감과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