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통합당… '공관위 해체' '공천 재심의' 요구 봇물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전격 사퇴하자마자 통합당이 대혼돈에 빠졌다. 김 위원장 손에 잘려나갔던 일부 컷오프 대상자들이 '공관위 해체' 또는 '공천 재심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격랑에 휩싸인 통합당 공천 내홍을 어떻게 극복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당의 공천을 막천으로 만들고 혼자 사퇴한다고 해서 그 죄상이 묻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허수아비 공관위원들도 모두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내가 김형오의 최고 피해자지만, 나는 어제 그런 사악한 사람과 결별 선언을 했기에 유감은 없다"면서도 "(공관위원들은) 양심이 있다면 모두 사퇴하라. (황 대표는) 비대위 구성, 비대위를 통해 공천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 조속히 잘못된 막천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를 향해서는 "오늘밤을 새워서라도 비대위에 모든 권한을 일임하고 종로 선거에나 전념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밋밋하게 종로 선거하면 황 대표는 필패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김형오 위원장의 공천을 뒤집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김 위원장에 의해 컷오프된 강석호 의원(3선‧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북 초‧재선 현역 의원 컷오프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황 대표와 공관위에 제안한다. 저는 차치하더라도 경북 현역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를 재고해 달라"며 "지난 4년간 국가와 지역을 위해 일하며 문재인 정권과 처절하게 싸우고 투쟁한 초‧재선 의원들을 재평가 해 경선 기회를 부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 경북 현역 의원들은 영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초선마저 컷오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현역 교체율을 높여야 한다는 명분과 단순 교체지수가 높다는 이유로 그동안 문재인 정권에 대항하고 당을 지키며 보수통합을 위해 노력해 온 이들에게 경선의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당 지지도가 높은 것은 현역 의원이 그만큼 지역에서 열심히 일해 왔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극형을 주는 정당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김형오 위원장은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한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친문' 논란에 휩싸이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했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지도부는 김 위원장의 사퇴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