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예천 김형동 '문빠' 논란… '文 찬사' 강남병 김미균 공천 18시간 만에 철회
  • ▲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을 두고 비판을 받고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13일, 서울 강남병 공천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종현 기자
    ▲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을 두고 비판을 받고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13일, 서울 강남병 공천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종현 기자
    미래통합당의 공천작업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에 당내 불만이 누적됐다. 통합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후보들이 공천받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공관위가 후보자의 정체성도 보지 않는 원칙 없는 공천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 공관위는 지난 9일 경북 안동-예천에 김형동 변호사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이기도 한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보수혁신으로 미래를 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라는 제목의 칼럼을 한 신문에 기고했다. 

    김 변호사는 이 칼럼에서 "노동자들은 너나없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힘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선 공약이 잘 만들어진 공약집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극찬했다. 당시 구속수감 중이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이대로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도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돼 3년형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문재인 당선 위해 힘 모았다" 김형동, 안동-예천 전략공천

    2018년 기고한 '남북정상회담과 노동'이라는 칼럼에서는 정상회담을 지지하며 개성공단 재개를 주장하기도 했다. "종전평화선언은 휴전선을 걷어댄다는 것을 의미한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며 "개성공단은 노동자 소통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고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개성공단은 2016년,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을 이유로 폐쇄됐다. 개성공단은 북한 당국이 연간 1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돈을 미사일과 핵개발에 사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래통합당이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을 거치며 개성공단에 줄곧 비판적 견해를 견지한 이유다. 

    더구나 김 변호사는 2016년 '탄핵정국' 당시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그래서 노동자다'라는 칼럼에서 "2017년에는 광장에서 회자되는 명예혁명을 완성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 미래통합당 경북 안동예천에 전략공천을 받은 김형동 변호사가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한 모습.
    ▲ 미래통합당 경북 안동예천에 전략공천을 받은 김형동 변호사가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한 모습.
    지난 12일 발표된 서울 강남병 공천에서도 잡음이 터져나왔다. 강남병에 전략공천받은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친문재인 성향의 인사라는 지적이 나와 공관위가 하루 만인 13일 12시쯤 공천을 철회했다. 김 대표가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 "정치적 방향이 부족했다. 공관위의 결정을 믿고 있다"고 한 지 한 시간여 만에 공천이 철회된 것이다.

    페이스북에 노란 리본 "문재인·김정숙 더 다정한 선물" 김미균 강남 공천

    김 대표는 지난해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보낸 선물을 공개하며 "문재인·김정숙이라고 보내셔서 더 다정한 선물을 받은 듯했다"고 밝혔다. 2014년에는 현 여권의 상징이 된 노란 리본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 박근혜 정부의 조작 의혹을 제기한 도서 <리멤버>의 북콘서트를 후원하기도 했다. <리멤버.는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백승우 감독을 비롯해 세월호 침몰 원인에 의혹을 제기한 <그날, 바다>의 김지영 감독 등 좌파 감독 10인의 인터뷰를 실은 도서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 같은 공천에 불만을 표출했다. 익명을 요구한 A의원은 "도대체 공관위가 무슨 생각으로 저런 인사들을 핵심 지역구에 경선도 없이 공천했는지 납득의 가지 않는다"며 "정당의 가장 큰 자산이 정체성인데 자신이 어떤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꽂아 넣을 수 있는 거냐"고 성토했다. 

    TK지역의 한 의원도 "공관위가 칼춤을 추고 공천한다는 사람들이 문재인 지지자냐"며 "당선이 용이한 지역에 이렇게 당의 노선과 다른 사람이 들어가서 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공관위가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한편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서울 강남병 공천의 책임을 지겠다"며 13일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강남병 김미균 후보에 대해 추천을 철회한다"며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