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리적으로 불가한 살인죄 고발에 비난여론 일자 박원순, 3일 TBS 인터뷰… '방송 사유화' '정치선동' 지적
  • ▲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를 했다. ⓒ뉴스공장 캡처
    ▲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를 했다. ⓒ뉴스공장 캡처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TBS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을 살인죄 등 혐의로 고발한 배경과 관련한 인터뷰를 했다. 서울시는 1일 이 총회장과 간부들을 살인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였다.

    하지만 인터뷰를 향한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박 시장이 법리적으로 범죄 성립 요건이 힘든 살인죄로 이 총회장을 고발한 것은 사실상 '정치적 쇼'라는 비판여론이 들끓는 터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 시장을 인터뷰한 매체가 서울시가 예산권 등을 갖는 TBS라는 점에서 '방송을 사유화했다' '김어준이 판 깔아주고 박원순이 선동한다' 등의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진행자 김어준 씨의 질문을 들어보면 법리적 지적보다 "살인죄까지 적용해서 고발한 이유가 어떻게 되느냐" "이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느냐" 등 박 시장의 처지를 해명하고 지지하는 듯한 질문이 많았다. 박 시장이 과거 신천지 신도들을 두 차례나 표창한 사실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질문이 없었다. 누가 봐도 '편파적'임을 느꼈을 법했다.

    '박원순 편'에서 질문한 김어준… 신천지 표창 수여 질문 안 해

    박 시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 총회장 등에게 살인죄까지 적용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신천지 탓'을 하며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은 '법리'를 제시했다. 박 시장의 주장은 이랬다.

    "이분(이만희 총회장)이나 여러 지도자들이 그야말로 사태를 수수방관한다. 그나마 제출한 명단도 부실하거나 누락된 경우가 많다. 방역업무에 혼란을 초래하고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 이것은 결국 형법이나 감염병법에 위반된다고 봤고, 이걸 여러 법률을 해석해보니 충분히 이런 조항(살인죄)을 적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형법 제18조는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위험 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 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해서 처벌한다'는 내용이 있다. 감염병이라는 게 시간과 싸움이기 때문에 빨리빨리 제출하고 협력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그러므로 바로 방금 말한 형법 제18조에 따라 그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 

    즉, 이 총회장과 신천지 지도자들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자기의 행위로 인해서 어떤 범죄의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그 결과의 발생을 사실상 인용한, 그걸 미필적 고의라고 한다"며 "(이 총회장은) 비협조하면 코로나-19가 확산할 것과 사망까지 이르게 될 것을 잘 알고 있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법조계의 판단은 다르다. 법조계는 미필적 고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작위의무'가 있어야 하는데 우한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이 총회장에게는 '작위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우한 코로나 확산에 따른 방역 등의 책임은 정부와 지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작위의무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의무를 말한다. 자신의 지위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 미필적 고의가 적용된다.

    법조계 "미필적 고의 적용 불가"… 국가적 재난에 '정치 쇼'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신천지에도 책임이 있겠지만, 사이비 교주인 이 총회장에게는 우한 코로나 확산과 관련한 어떠한 작위의무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서울시장이 방역책임자의 지위에 있음에도 모든 비난을 신천지 책임으로 돌리려 하는 것은 올바른 모습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박원순 시장이 국가적 재난 앞에서 튀어보려는 게 눈에 뻔히 보인다"며 "이만희 고발 건에 대해 자신의 나팔수인 TBS에서 이야기했다는 것 또한 알량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황 평론가는 "TBS는 이름에 맞게 교통에 관한 방송만 하면 되지 왜 다른 걸 하고 있느냐"며 "교통방송의 원래 취지가 교통 안내를 하라는 것이지, 김어준 같은 사람이 나와서 장난이나 치라고 만든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의 말대로 TBS는 원래 취지인 교통방송으로 돌아가야 한다. 서울시가 배당하는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TBS가 편향적 시사 프로그램으로 정치적 선동을 계속한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의 몫'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