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줄여야 공천… 김형오 발언은 월권" 통합당 보좌진 항의 성명

미래통합당 보좌진협의회가 '보좌직원을 줄여야 공천하겠다'는 김형오 위원장의 발언에 반발하고 나섰다. 보좌진들 사이에선 공천관리위원회에 항의 방문하자는 강경기류도 있었지만, 분열이라는 비판을 우려해 성명서 발표로 갈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공관위는 공천받는 후보들에게 향후 국회의원이 되면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서약서를 받고 공천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형오 위원장은 그러면서 현재 9명인 보좌진의 수를 줄이겠다는 서약을 제시했다. 

김형오 위원장의 이 발언이 알려지자 26일 밤 미래통합당 보좌진협의회는 자정이 다 된 시각에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협의회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보좌직원 축소 발언에 대한 미래통합당 보좌진협의회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에서 "미래통합당 보좌진협의회 일동은 보좌직원을 줄일 것을 서약한 후보만 공천장을 주겠다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신중치 못한 발표에 심히 유감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보좌진협의회는 이어 "김형오 위원장이 의원의 기득권을 포기시키겠다는 취지로 보좌직원의 수를 줄이고 그만큼 국회 예산정책처 및 입법조사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명백한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보좌진협의회는 그러면서 "보좌직원의 수를 줄이겠다는 검토를 보좌진협의회와 단 한 차례도 상의하지 않았다"며 "이 점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좌진협의회의 성명에는 "국회 입법부 보좌진은 연차나 육아휴직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현실"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도 있었다. 협의회는 끝으로 "'쇼잉'이라도 국회 개혁을 외치고자 한다면 보좌진을 줄이겠다고 말하지 말고 보좌직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하라"라고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보좌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태 보좌관(송희경 의원실)은 "보좌관을 인재로 대우하며 키우는 풍토가 미래통합당에는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종태 보좌관은 27일 본지 통화에서 "김형오 위원장 발언에 보좌관들 사이에선 단체 항의 방문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자칫 분열하는 모습으로 비칠까봐 성명서 발표로 갈음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보좌관을 인재로 대우하며 출마에 나서는 보좌관을 적극 밀어주기도 한다. 우리 당은 그런 점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