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이어 '해직자 출신' MBC 사장… 노조 "정권친화적 인물‥ 경영능력 있는지 의문"
  • ▲ 24일 MBC 신임 사장에 임명된 박성제 전 보도국장. ⓒMBC·연합뉴스 제공
    ▲ 24일 MBC 신임 사장에 임명된 박성제 전 보도국장. ⓒMBC·연합뉴스 제공
    최승호(60) 전 사장에 이어 또 다시 해직자 출신이 MBC 사장으로 임명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는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성제(53) 전 보도국장을 신임 사장으로 공식 임명했다. 박 신임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1993년 MBC에 입사해 정치부·경제부·사회부 등을 두루 거친 박 신임 사장은 2007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을 역임하며 '강성' 이미지를 쌓아왔다. 2012년 김재철 사장 재임 당시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최승호 전 사장 등과 함께 해고됐다.

    이후 뉴스타파에서 유튜브 방송 '뉴스포차'를 진행하다 2017년 최 전 사장이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같은 해 취재센터장으로 복직했다. 2018년 6월 보도국장에 임명된 직후 '뉴스데스크'를 확대 편성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으나 회사 안팎에서 '정권편향적 보도가 더 심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조국 사태' 당시 조국과 그를 비호하는 정권에 쏟아지는 국민적 공분을 철저히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MBC노동조합은 "모든 매체가 조국 비리 의혹을 제기할 때 MBC는 이를 홀로 외면해왔다"며 "그런데도 MBC 보도국에선 반성하고 개선하자는 목소리대신, '보도국 임금'과 '내시'들이 자기들이 만든 뉴스를 보며 경탄하고 있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박 신임 사장의 '안목'이 정권친화적이라는 지적은 그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조국 지지 집회 규모를 부풀리는 말을 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9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박 신임 사장은 "경험 많은 사람들은 감으로 안다" "면적 계산하고 그러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딱 보니까 100만명짜리 집회다"라고 말했다.

    박성제 "스피커 제작회사 운영 경험… 사업가 기질 있다"

    박 신임 사장은 지난 22일 상암동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MBC 사장 후보 면접에서 "이제 적폐청산 슬로건은 거둘 때가 됐다"며 "화합하고 통합하는 MBC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MBC에서 해고된 이후 스피커 제작회사를 운영한 적이 있다"며 이 같은 사업가 기질과 경험이 회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MBC 내부에선 "최근 '뉴스데스크'의 프로그램 광고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박 신임 사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저녁 황금시간대인 뉴스데스크의 광고 판매가 추락하면서 회사 전체 수익도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 정작 보도국장과 사장은 원인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뉴스 시청률과 신뢰도가 상승했다며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MBC노동조합 관계자는 "광고 성수기인 설 연휴가 끼었는 데도 지난 1월 MBC의 하루평균 광고 판매액은 전달에 비해 1억5000만원 이상 줄었다"며 "종편이나 유튜브 등으로 빠져나간 시청자들을 잡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연간 1500억대 적자가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박대출 의원은 "지상파 보도국장이 다른 방송(tbs)에 출연한 것도 이례적인데, 방송에서 특정 정파·세력 편을 들고 대변하는 것은 더 이례적"이라며 "박 신임 사장은 공정이나 균형과는 거리가 먼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편만 공정방송이라고 우기면 공정방송이 아니라며 "MBC는 국가 위기상황을 틈타 일방적으로 정권 편들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