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방문 드러나자 국회 ‘초비상’… 민주당, 민방위 옷 입었지만 마스크는 안 써
  • ▲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면서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박성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면서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박성원 기자
    국가적 재난으로 번진 우한폐렴에 서울 여의도의 국회 방역망마저 뚫린 가운데 여야가 판이한 대처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했다. 기존 당의 코로나대책특별위원회를 코로나재난안전대책특별위원회로 격상시키는 한편, 코로나-19 관련 추경예산 편성을 추진하겠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증가해 매우 엄중한 국면이다. 집권당 대표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당·정은 이번 주에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코로나-19 확산의 고삐를 잡도록 노력하겠다. 최대한 빠른 추경 편성과 방역, 치료 체계를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는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 대표뿐 아니라 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 전원은 ‘비상’ 분위기를 조성하는 민방위 점퍼를 나눠 입었으나 마스크는 미착용한 상태였다. 더욱이 민주당의 회의는 전날 오후 국회 안전상황실이 ‘국회 청사 출입 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내용의 문 메시지를 배포한 후였다. 

    당장 집권여당이 국가 재난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대면접촉 선거운동 일시 전면중단” 등 선거운동 관련 대책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 
  • ▲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는 미래통합당 지도부. ⓒ뉴시스
    ▲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는 미래통합당 지도부. ⓒ뉴시스
    통합당, 오후 일정 전면취소에 접촉자들 즉각 ‘셀프 격리’

    반면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섰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 등은 모두발언 때만 잠시 마스크를 벗었고, 그 외에는 회의 내내 마스크를 쓴 채였다. 

    통합당은 또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곽상도의원실 주최 ‘문재인 정부 사학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했던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토론회에서 하 회장과 접촉한 심재철 원내대표, 곽상도‧전희경‧김무성‧김재원 의원 등 5명은 즉각 서울성모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받았다. 25일 오전 중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검사 대상자들은 현재 자택에서 ‘셀프 격리’ 중이다. 이들과 접촉했던 황 대표도 이날 오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자진해서 감염 여부 검사에 임하겠다고 발표했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를 향해 “지금이라도 청와대가 중심이 돼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 하에 선제대응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상처주는 모습을 보이고, 총리는 하나마나 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통합당은 현 위기를 전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당의 모든 역량을 위기극복에 총동원하겠다. 예비비와 추경을 가리지 않고 긴급재정투입에 협조할 방침”이라며 “민주당은 조금 더 긴밀하게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