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구멍' '소주성 실패' 반성 없이… "혁신적 포용국가 기틀 마련" 자화자찬
  •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이번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는 지난 2015년의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크게 체감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 3년에 걸친 경제파탄 책임을 최근 일어난 우한폐렴으로 인한 경기위축에 돌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불황이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뿐 아니라 민생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그야말로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선을 2개월 앞두고 '경제심판론'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한폐렴 확산을 이유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1%에서 1.9%로 낮췄다. 현재 자동차부품·호텔·교통운송업계 등 중국 관련 기업들은 경영여건이 악화한 상황이다. 정부의 부실한 방역 초기대응 때문에 국민 불안이 커져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한편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대응을 믿고 각자의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정상적인 일상활동과 경제활동으로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30번째 확진자가 발생해 추가 확산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도 방역만큼은 "정부를 믿어달라"고 주장한 것이다. 방역 통제 미흡에 따른 반성은 없었다.

    "일자리 반등, 분배지표 개선으로 포용성 강화"

    문 대통령은 각 경제부처에 소득주도성장 폐해, 성장률 하락 등 실패한 과거에 대한 질책 없이 일부 긍정적 면만 부각해 노고를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지금까지 잘해주었다"며 "특히 지난해 세계경기 하강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적 도전에 맞서 적극적 재정정책과 선제적 정책대응으로 경제회복의 발판을 마련했고, 한편으로는 경제구조의 근본적 전환과 체질강화를 위해 혁신·포용·공정의 길을 중단 없이 달려왔다"고 자찬했다.

    그러면서 "신산업 육성과 제2의 벤처 붐으로 혁신성장의 토대를 구축했고, 일자리 반등과 분배지표의 개선으로 포용성도 강화되었으며,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개선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이 늘어나는 등 공정경제의 성과까지 더해지며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0%로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수출도 5424억1000만 달러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감소율(-10.3%)을 보였다. 우한폐렴 여파는 배제된 결과다.

    또한 지난해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40, 50대 중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자리를 잃은 ‘비자발적 퇴직자’가 5년 만에 최대치인 49만여 명에 이르렀다. 비자발적 퇴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이 시작된 2018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40대의 주요 퇴직 사유를 보면 ‘직장의 휴-폐업’이 전년 대비 7000명 넘게 늘어난 2만6000명이었고, ‘일자리가 없거나 사업부진’이라는 이유도 전년보다 8000명 넘게 늘어난 5만8000명이었다.

    한국당 "경제 재앙에도 오직 文정부와 여당만 다른 세상"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은 하루하루 경제 재앙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오직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 집권여당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며 "희망이 없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 개선도 없다. 정확한 진단 없이는 제대로 된 처방도 없다"면서 "4·15총선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오만을 심판하고 잘못된 경제정책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철 새로운보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대통령은 임대인이고 자영업자고 ‘다 죽게 생겼다’는 것을 먼저 자각하기 바란다"며 "가장이 무능하면 식솔들이 밥을 굶고, 사장이 무능하면 회사가 망하는 법이다. 대통령이 무능하면 국가가 망하고, 국민이 고통으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