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양파 잘라 실내에 둬라” 지침도 하달…파문일자 육군 “앞으로 양파는 안 쓰겠다" 입장 밝혀
  • ▲ 육군 제6사단 단체 카톡방에 올라온 이미지. 양파를 쪼개 공기청정기 위에 올려 놓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육군 제6사단 단체 카톡방에 올라온 이미지. 양파를 쪼개 공기청정기 위에 올려 놓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지난 29일 온라인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국군은 양파로 우한폐렴을 예방한다”는 것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생 양파를 제수용 과일처럼 잘라 실내에 놓으라”는 지침을 실은 문서도 함께 돌았다.

    사람들은 이를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짜가 아니었다. 중동부전선을 지키는 육군 6사단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우한폐렴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6사단은 본부에서 참모회의를 열었다. 이때 사단장 A 소장이 “생 양파가 감기 예방에 좋다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사단의 한 군의관이 “우한폐렴은 감기가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양파로는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참모들이 군의관의 의견을 묵살하고 사단장의 말대로 실제로 전염병 예방지침으로 만들어 예하 부대에 배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대 공식 예산에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용 양파 구매비’까지 책정했다.

    육군 측은 “생 양파로 우한폐렴을 예방하려 했다는 소문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일은 사단장이 직접 지시한 게 아니라 해프닝이었다”고 해명했다.
  • ▲ 이 우한폐렴 예방지침은 가짜뉴스가 아니라 사실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이 우한폐렴 예방지침은 가짜뉴스가 아니라 사실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육군에 따르면, 온라인에 퍼진 ‘양파 지침’은 6사단 예하 포병대대에 내려간 문서였다. 육군 측은 “당시 6사단 참모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는 모른다”면서도 “관련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사단장이 참모회의에서 직접 결정한 게 아니라 지나가는 말로 했던 것인데, 참모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군의관 의견까지 묵살해가며 지침을 만들어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이 언론에 보도된 뒤 육군 측이 내놓은 공식입장은 "앞으로는 (우한폐렴 예방에) 양파를 쓰지 않겠다. 예산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