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 국민 46% "혁신학교 모른다" 응답
  • ▲ 진보교육감 주도로 '혁신학교'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국민 절반 가까이가 혁신학교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교육 현장에선 혁신학교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상윤 기자
    ▲ 진보교육감 주도로 '혁신학교'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국민 절반 가까이가 혁신학교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교육 현장에선 혁신학교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상윤 기자
    진보교육감 주도로 '혁신학교'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국민 절반 가까이가 혁신학교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교육 현장에선 혁신학교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28일 한국교육개발원의 '미래 교육을 위한 학교 정책의 방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800명 가운데 46.4%가 '혁신학교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혁신학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10.7%였고 '잘 알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35.7%였다. 혁신학교를 '잘 안다'라거나 '대체로 안다'는 응답자는 각각 2.7%와 18.3%에 그쳤다. 

    혁신학교는 진보교육감들이 지난 2009년 도입한 학교 모델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 진보교육감이 대거 등장하면서부터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교의 15%를 차지한다.

    혁신학교는 입시와 지식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활동 등 학생 중심 교육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혁신학교의 숫자가 느는 만큼 기초학력 미달 학생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 학부모들 사이에선 학력 저하를 우려해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초학력 저하 부르는 혁신학교?… 교육계 '실효성' 지적

    교육부에 따르면 2016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혁신학교 고교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1.9%로 전국평균치인 4.5%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해당 조사에서도 혁신학교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고, 입시교육에 소홀하다는 등의 '우려'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40.2%가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학력저하 같은 우려 외에도 학습효과 측면에서 혁신학교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희원 한국항공대 연구원과 강유림 연세대 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서울형 혁신학교 시행이 학교 효과성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창의성·자아개념·학교만족도 등에서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현재 진보교육감이 10년 넘게 교육을 이끌면서 기초학력이 점점 떨어지고 현장의 불신이 커졌다”며 "특히 진보교육감들이 혁신학교를 추진하면서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교육 본질인 기초 지식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사실 혁신학교를 잘 이해하고 있는 학부모는 소수에 불과하다"며 "혁신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과정은 입시 경쟁에선 한없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고 결국 공교육이 무너지는 주범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소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은 "혁신학교가 지난 10년간 양적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당국이 혁신학교 성과를 토대로 혁신학교의 목표와 철학을 국민과 공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