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년제 시행 중학교, 올해 96.2% 3년 새 ‘2배 급증’… ‘학력부진·사교육 확대’ 우려 확산
  • ▲ 중학교 1학년 한 해 동안 시험을 보지 않는 ‘자유학년제’가 올해 사실상 전면 실시된다. ⓒ뉴시스
    ▲ 중학교 1학년 한 해 동안 시험을 보지 않는 ‘자유학년제’가 올해 사실상 전면 실시된다. ⓒ뉴시스
    중학교 1학년 한 해 동안 시험을 보지 않는 ‘자유학년제’가 올해 사실상 전면 실시된다. 학부모들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유학년제 전면 시행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입시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져 사교육이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동아일보는 "교육부가 17개 시·도의 2020년 자유학년제 실시계획을 취합한 결과 전국 중학교의 96.2%(3222곳 중 3101곳)가 자유학년제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자유학년제는 도입 첫해인 2018년 46.8%, 2019년 68.8% 등 3년 새 빠르게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자유학년제 시행 3년 만에 참여율 '96%'

    신문에 따르면,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1, 2학기에는 중간·기말시험을 보지 않고 토론·실습 위주의 수업이나 직업체험·예술 등의 활동을 통해 '과정 중심 평가'를 진행하는 제도다. 기존 '자유학기제'를 확대한 것으로, 2018년부터 희망 학교에 한해 시범운영됐다. 지식·경쟁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한 취지에 따라 중학교 1학년 성적은 고교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는 자유학기제는 모든 중학교가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반면 자유학년제는 각 시·도에 따라 다르게 운영된다. 서울·대구·울산·전남·경북·경남 등 6개 시·도에서는 올 3월부터 자유학년제를 전면 도입한다. 인천·광주·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 등 7곳은 이미 전면 시행 중이다.

    아직 자유학년제를 전면 도입하지 않은 곳은 부산·대전·전북·제주 등 4곳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도 자율적으로 자유학년제를 시행하는 중학교가 많다. 특히 올해 전국 중학교의 96.2%가 자유학년제를 진행하면서 사실상 자유학년제 전면 실시의 원년이 됐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자유학년제를 반대하는 여론이 많다. 시험 없이 토론 위주의 참여형 수업으로만 교육이 이뤄져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또 자유학기제를 진행하는 교사에 따라 수업 수준의 편차가 심하고,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교육계, 학력저하 우려, 사교육 조장 등 문제점 지적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자유학년제의 전반적 취지는 공감하지만 제도가 전면 실시될 경우 학습부진이나 사교육 확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학교에서 수많은 인적·물적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농 간 활동 격차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진로를 탐색하는 일은 특정시기를 정해서 하기보다 초·중·고 교육단계별로 연계해야 한다"며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시기에만 적용되는 매우 기형적 형태"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 씨는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고 연달아 중학교 1학년 때도 시험을 치지 않으면 아이가 나중에 어려운 진도를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이들의 기초학력수준은 점점 떨어진다는데 입시를 준비할 때 불안할 것 같아 미리 학원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자유학년제는 입시위주의 경쟁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진로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업이 단순한 체험활동에 그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며 "결국 입시가 중요한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 자유학년제는 사교육시장의 배를 불리는 효과만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