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균 '아빠 찬스'에 당내 비판… 김의겸 '부동산 몰빵'엔 현장조사위원회 회부
  • ▲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시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의공천 문제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엿보인다. ⓒ뉴시스
    ▲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시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의공천 문제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엿보인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경기도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공천 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는다. 각각 '아빠 찬스'와 '흑석동 투기의혹'에 휩싸인 이들 두 예비후보를 공천할 경우 전체 총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무리할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

    문 상임부위원장은 아버지인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지역구 세습'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아내와 자녀들을 문 의장 공관에 전입시켜 살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 부위원장의 아들 문모 군은 공관 근처 초등학교로 전학해 학생회장이 됐고, 서울지역 중학교에 배정받았다. 문 부위원장 측은 문 의장의 임기 종료 후 의정부로 다시 전학시키겠다고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다.

    문석균 '아빠 찬스' + 김의겸 '흑석동 투기의혹'= 총선 역풍?

    급기야 민주당 공식 회의 석상에서도 문 부위원장의 '아빠 찬스'를 두고 문제가 제기됐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 다음 임기에 바로 그 자녀가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힘들다"며 "부모가 지역위원장으로 있는 지역에서 자녀가 지역위원회의 주요 직책을 맡았다면 실질적으로 당내 다른 인물이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 ▲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예비 후보 적격 심사에서 현장조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뉴시스
    ▲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예비 후보 적격 심사에서 현장조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뉴시스
    김 전 대변인의 '흑석동 투기의혹'도 오는 4·15총선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흑석동에 상가를 매입하며 줄곧 "투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재정비사업이 인가되면서 8억8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의혹이 불거지자 김 전 대변인은 시세차익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민주당 전북 군산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당의 예비후보 적격판정을 기다린다. 하지만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지난 14일, 김 전 대변인의 총선 예비후보 적격심사에서 소명자료 제출이 필요하다며 기부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당초 민주당 검증위는 20일 예비후보 적격 여부를 결론내려 했지만, 검증위는 "추가 확인사항이 있다"며 "현장조사소위원회에 회부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 "민심 전파 순식간… 전국적 이슈 부상할 수 있어"

    민주당 내에서는 "굳이 무리해 공천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 끊임없이 나온다. 의혹이 많은 후보들이 자칫 전국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당의 궁극적 목표인데 굳이 문제가 나오고 안 좋은 이슈로 프레임까지 걸릴 수 있는 후보들을 안고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후보들의 의혹이 전국적 이슈로 부상하면 다른 지역구에 후보로 나온 사람들이 해명하고 다녀야 할 처지에 놓일 텐데 처음부터 빌미를 안 주는게 낫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소속 의원은 "상대편에서 짜놓은 프레임인 세습문제나 투기의혹에 선거가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기 시작하면 그 주변 지역구에서도 난리가 날 것"이라며 "선거구가 명확히 선으로 그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쁜 소문이나 그에 따른 민심이 전파되는 것은 순식간이라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민주당 내의 반응은 당연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012년 총선에서 김용민의 막말이 공개되고 당시 민주당이 20석 정도를 날려버렸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로 타격이 컸다"며 "이런 사례를 겪은 적이 있는 민주당은 문제 인사들을 공천까지 줘가며 총선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이어 "특히 문석균이 공천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나오는 것은 문희상 의장이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할 일을 다 했고 효용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뜻하며, 결국 토사구팽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