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민주 모든 정치세력과…" 원론 표명… 야권 "보수 표심 쪼개지 마라"
  •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귀국하며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독자노선을 천명했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선거철에 등장해 모호한 말로 보수·중도층의 표를 분산하려 한다"며 우려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19일 1년4개월의 외국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안 전 대표는 다가오는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간절하게 대한민국이 변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고, 다음 국회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능한 많이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헌법정신을 수호하고 가짜 민주주의의 등장과 권력의 사유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실용적 인재를 대거 국회에 진입시킴으로써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安 "간절하게 대한민국이 변해야 한다는 말씀 드리러 왔다"

    논의가 진행 중인 보수통합에는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진영 대결로, 1 대 1 구도로 가는 것은 오히려 정부여당이 원하는 일"이라며 "야권에서 혁신 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넓히면 1대 1보다 훨씬 합이 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보수대통합 논의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노선으로 경쟁하겠다는 뜻이다. 

    안 전 대표의 '독자노선' 천명에도 보수통합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한국당 측은 안 전 대표의 합류 가능성을 열어놨다. 황 대표는 안 전 대표가 귀국한 1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에 90년대생이 온다’ 행사를 마친 뒤 “우리 자유우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모든 정치세력들과 함께하겠다는 제 뜻은 변함이 없다”며 “안 전 의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도 20일 국회에서 "어제(19일) 황교안 대표께서 말씀하신 대로 지금 현재 자유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해서 함께할 수 있는 제세력, 제분야에 계시는 분들이 함께하셔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며 재차 안 전 대표와 대화창구를 열어놓을 것임을 밝혔다.

    한국당 내부 "안철수 특유의 모호한 메시지뿐"

    하지만 한국당 내부에서는 안 전 대표의 모호한 견해표명과 새로운 정당 창당에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A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는 이미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이미 실패한 모델을 다시 들고 나와 보수·중도의 표심을 나눠버리면 문재인 정권 심판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은 요원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재차 저런 포지션을 잡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당 소속 B의원도 "매일 선거철에 돌아와 자신만 깨끗한 것처럼 행동하는데 ,지금까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폭주하는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다 총선 80일 앞두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선거철이 되니 주변에서 또 바람을 넣었을 것이고, 안철수 정도의 급이라면 그런 말에 부화뇌동하지 않아야 할 직관력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번에 밝힌 메시지들도 안철수 특유의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모호한 메시지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 "안철수는 문재인의 소울메이트" 비판

    안 전 대표의 소위 '간 보기 정치'와 표심 왜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안철수는 문재인의 영원한 소울메이트"라고 꼬집었다. 황 평론가는 "안철수 전 대표는 4·15총선을 국가 좌경화의 가장 큰 고비로 여기는 문재인 정부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황 평론가는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들어준 안철수는 2016년 총선에서 마음 둘 곳 없던 보수·중도 표심을 나눠 국민의당으로 비례를 대거 당선시켰다.  2017년 대선에서도 사분오열된 보수 표심을 나눠 가져가며 문재인 정부 탄생과 작금의 현실을 만들어냈다. (안철수는) 문재인 도우미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