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박지원 567억, 고흥 황주홍 276억, 익산 조배숙 56억… 박지원 "국비 1047억 증액" 셀프 홍보도
  • ▲ '4+1 협의체'가 예산을 심사하면서 호남 예산을 1조 1000억원을 증액했다.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 ⓒ뉴시스
    ▲ '4+1 협의체'가 예산을 심사하면서 호남 예산을 1조 1000억원을 증액했다.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들이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민주평화당·정의당·대안신당) 협의체'를 통해 10일 강행처리한 예산안이 호남지역에 특히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을 '패싱'하고 밀실에서 짬짜미로 획정한 예산안이 결국 민주당과 군소정당 실세들의 지역구인 '호남 예산 증액'에 집중된 셈이다. 

    '4+1 협의체'는 지난 10일 자신들이 수정한 예산안을 강행처리했다. 수정된 예산안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증액된 예산 대부분이 호남에 집중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일 '4+1 협의체'가 심의한 수정예산안에 협조한 군소정당과 무소속 의원은 모두 33명. 이 중 19명이 호남에 지역구를 두었다. 덕분에 전체 예산은 1조2500억원 줄었지만, 호남 예산은 오히려 기존 정부 제출안보다 무려 1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렇듯 늘어난 예산은 누구의 지역구에 얼마만큼 돌아갔을까?

    '예산안 통과 협조' 범여권 의원 33명 중 19명이 '호남'

    우선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을 이번 예산 증액의 대표 수혜자로 꼽을 수 있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 의원은 무려 567억원을,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군이 지역구인 황주홍 평화당 의원은 276억원을 각각 증액해 챙겼다. 전북 익산시을의 조배숙 평화당 원내대표 역시 56억원을 챙겨갔다.

    광주광역시 국회의원 8명 중 바른미래당 '변혁' 소속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7명이 이번 예산안 통과에 협조했다. 그 보답은 역시 예산 증액. 호남고속철도 광주~목포 구간 건설사업은 정부안대로라면 420억원이 배정돼야 했지만, '밀실야합'을 거치며 무려 2배가 넘는 900억원으로 부풀려졌다. 이밖에도 광주-강진 고속도로, 광주도시철도 2호선사업에 각각 230억원과 220억원이 증액됐다.

    정부 원안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업이 생겨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청사 리모델링에 35억5300만원, 광주시 남구 송하동 마을 하수관로 정비사업에 2억600만원 등 7개 사업이 신설됐다. 

    박지원 "목포 예산, 1047억 증액됐다" 홍보

    호남에 뿌리를 둔 평화당과 대안신당 의원들도 철저하게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챙겨갔다. 전주에서는 전주탄소산업단지 진입도로와 전주역사 개량사업을 한다며 각각 20억원과 10억원을 증액했다. 전주는 정동영 평화당 대표(전북 전주병)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지역구인 전북 정읍-고창에서 애초 정부안에는 없던 정읍 벼 건조·저장시설 지원사업에 5억8000만원, 고창 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에 5억원의 예산을 만들어 냈다. 고창에는 동학농민혁명 성지화를 명목으로 사업을 신설해 2억원을 배정했다. 

    박지원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 예산 심의에서 목포 관련 국비예산으로 1047억원을 증액한 7924억원을 목표 예산에 반영했다"며 예산 증액을 자신이 이루어낸 것이라고 홍보까지 했다. 예산을 많이 챙겨 왔으니 칭찬해달라는 지역구를 향한 자기과시인 셈이다.

    자유한국당에도 이런 의원이 존재한다. '4+1 협의체'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수정된 예산안을 '도둑예산'이라고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의 김재원 의원과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이종배 의원이다. 더구나 김 의원은 국회 상임위 예결위원장이다. 

    김 의원은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이 지역구. 그의 지역구에서는 '의성 불법폐기물처리 행정대집행 예산'이 원안보다 20억원 늘었다. 구미-군위IC 국도 건설에 20억원, 군위-의성 국도 건설에 10억원 등 100억원가량의 예산이 김 의원 덕분(?)에 추가됐다. 이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충주에 3개의 사업을 신설하며 7억원을 증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