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건강 악화로 8일 만에 단식 중단… 문재인, 단식 9일째 시위 현장 찾아 격려도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7일, 단식 8일째 되던 날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박성중 의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7일, 단식 8일째 되던 날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박성중 의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8일차에 병원으로 이송되고 이틀이 지난 29일, 주변의 만류로 단식을 마치게 됐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8일간 단식이 화제가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2014년 국회의원 시절에 벌였던 단식투쟁이 다시 회자됐다. 8일 만에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된 황 대표와 달리 열흘간의 단식에도 무리없이 일정을 소화했던 문 대통령의 모습이 묘하게 대비된다.

    황 대표는 단식 8일차를 맞은 지난 27일 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황 대표의 건강상태가 매우 악화한 탓이다. 황 대표는 의식을 찾자마자 "단식농성장으로 복귀하겠다"며 단식 재개 의지를 보였으나 29일 주변의 만류로 8일간의 단식을 마무리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지소미아 파기 철회,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법 철회, 공수처법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21일까지 청와대 경호의 문제로 초반 청와대 분수대 앞과 국회를 오갔던 황 대표는 22일부터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22~25일 페이스북 통해 단식투쟁 근황을 알리던 황 대표는 25일 오후부터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 황 대표의 의사에 따라 단식농성을 위한 텐트에서는 별도의 난방을 하지 않았다.

    황교안 5일 만에 건강 급격히 악화… 29일, 단식 마침표

    황 대표는 의식은 있지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로 투쟁을 지속했다. 철야농성을 하며 추위와 함께 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단백뇨 증상이 나타났고 혈압도 떨어졌다. 각계 인사들이 그를 찾아 단식을 만류했지만 그는 단식투쟁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지난 27일 밤 의식을 잃고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의 판단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 ▲ 지난 2014년 8월 27일, 단식 9일차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박영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 지난 2014년 8월 27일, 단식 9일차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박영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추위와 싸웠던 황 대표와 달리 문 대통령은 2014년 더위와 함께 10일간 단식투쟁을 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8월19일,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만류한다며 김씨와 함께 동조단식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김씨가 있던 서울 광화문광장 천막농성장을 찾아 "더이상 단식하는 것은 건강에 큰 문제"라며 "대신 내가 단식하겠다"고 청했다. 김씨는 문 대통령이 단식을 시작한 날, 무려 37일간 단식을 이어오던 중이였다. 

    김영오 37일 단식 이어가자… 文, '단식 만류'한다며 동조단식

    김씨는 문 대통령이 동조단식을 시작한 지 4일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는 이날 단식 40일을 맞았다.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단식은 계속했다. 문 대통령도 같은 날 "한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모든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라며 단식을 이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단식 6일 만에 의식을 잃어가던 황 대표와 달리 단식 7일째, 노무현재단에서 개최한 '사람 사는 세상 영화축제'에 참석해 무대에 올라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람에 대한 애정, 특히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공감이 있는 따뜻한 리더십이 그립다"고 말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4년 8월 28일, 국회의원 시절 10일간 단식을 마무리하며 기자들에게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4년 8월 28일, 국회의원 시절 10일간 단식을 마무리하며 기자들에게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文, 단식 7일차 영화제 참석해 관객과 대화… "공감이 있는 따뜻한 리더십 그립다"

    단식 8일째, 문 대통령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당시 세월호 소유회사인 세모그룹의 부채 탕감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하 의원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이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농성장을 찾자 반갑게 인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9일차에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던 박영선 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세월호특별법 촉구 피켓시위 현장을 찾아 격려했다. 그는 걸어서 단식농성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기자들이 단식투쟁의 진정성을 묻자 "그런 소리 들을 때 정치하기 싫어진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단식 마지막 날이던 2014년 8월28일, 10일차를 맞은 문 대통령은 김씨가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소식을 접한 뒤 김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제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겠다"며 단식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