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자 박근혜 같다"… 원희룡 발언에 민주당 '발끈'

지난 27일 대구를 방문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남자 박근혜 같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됐다.

원 지사는 이날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중견언론인모임인 '아시아포럼21' 토론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이 "내향적인 고집과 바깥으로 잘 안 나서려고 한다. 서면보고를 좋아하는 것도 특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대통령이 현장을 잘 모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면서 "관료조직과 측근 그룹을 장악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는 정치적 이익공동체가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원 지사의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복당용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원 지사) 본인은 제주도민들의 민생 요구에 귀 막고 눈 감은 채 도정을 운영함으로써 있지도 않은 남자 박근혜가 아니라 여자 박근혜가 되어가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이어 "복당을 위한 존재감 확인용으로 대통령 물고 늘어지기에 나선 게 아닌가 싶어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제주도당 역시 28일 논평에서 "후안무치한 원 지사의 태도에 제주도민들은 일말의 기대조차 접었다"며 맹비난했다. 송재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역시 "버르장머리 없다"는 표현을 써가며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원 지사는 '향후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제가 무슨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너무 앞질러가는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한국당에 복당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보수의 재탄생이라는 전면쇄신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답해, 중앙정치무대로 복귀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