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으로 소개된 김상균 씨 '문팬' 제주지부 대표로 확인… '제2공항' 반대활동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 ⓒ뉴시스
    지난 19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사회자인 배철수 씨가 “제주도에서 오신 분”이라고만 소개했던 질문자 김상균 씨가 문재인 대통령 공식 팬카페인 '문팬'의 제주지부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과의 대화’는 사전에 입맛이 맞는 질문자들을 미리 정해놓았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사실상 대통령 팬미팅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청와대는 "사전 각본이 전혀 없었다"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그런데 이 행사에 진짜 대통령 팬카페 대표가 등장한 것이다.  

    김 대표는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질문자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오신 분’이란 소개를 받은 뒤, 제주도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된 제2공항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제주는 제2공항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며 "이미 강정해군기지로 홍역을 겪었다. 이에 대통령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제2공항을 만들지, 기존 공항을 확장할지는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힘들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김 대표는 재차 "도민들이 제2공항을 찬성한다는데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간 제주도에서 여러 차례 제2공항 건립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공개적으로 ‘제주문팬 대표’ 직함을 썼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8월 박희수 김대중제주기념사업회 이사장,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회원 14명과 함께 “제주공항이 일방적으로 추진된다”며 공론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제주문팬은 제주도 내에서 노무현재단,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함께 지역 행사를 꾸준히 개최해왔다. 

    지역사회 소식에 정통한 한 제주도민은 "제주도에서 김씨는 제주문팬 회장으로 꽤 알려진 인물”이라며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에 속해 활동하진 않았지만, 꾸준히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허무하기 짝이 없는 팬미팅인 줄 알았는데, 진짜 팬미팅이었다"며 "전파 낭비인 동시에 국민들이 혐오감을 갖게 하는 청와대식 국민과의 대화"라고 비판했다. 황 평론가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합작해 만든 벌거벗은 임금님의 한국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