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태국서 美·日 국방장관 연속 회담… '지소미아 유지' 日 요청엔 "신뢰 훼손"
  •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트 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중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트 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중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이달 중 예정됐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17일 합의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트 호텔에서 양자 회담을 가진 뒤, 한미 국방장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국방부 간 긴밀한 협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저와 정경두 장관은 이번 달 계획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美 "평화조성 위한 선의의 조치…北 상응하는 성의 보여야"

    에스퍼 장관은 이번 결정이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고 강조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북한은 연습과 훈련, 그리고 시험을 행하는 결정에 있어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며 "우리는 북한이 조건이나 주저함 없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경두 장관은 "양국 국방 당국은 외교적으로 진행되는 이런 사안에 적극 공감한다"며 "북한이 반드시 비핵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기된 훈련을 언제 다시 시작할 것인가라는 부분은 앞으로 진행되는 사안을 보면서 한미 간에 긴밀하게 공조 협조하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 결정에 따라 올해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라고 불리는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훈련은 2015년 말부터 실시됐으며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침공을 저지하는 것과 동시에 반격에 나서 적의 공군력을 제거하고 핵시설과 미사일기지, 주석궁 등 주요 목표물을 파괴하는 연습을 한다. 양국은 지난해에도 북미 대화 분위기 등을 고려해 이 훈련을 취소한 바 있다.

    앞서 북한 측은 13일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화 상대인 우리 공화국을 과녁으로 삼고 연합공중훈련까지 강행하며 사태 발전을 악화일로로 몰아넣은 미국의 분별없는 행태에 대해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고 반발했었다.

    정경두 "지소미아, 일본과 원론적 수준 회담"

    정경두 장관은 이날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와 관련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도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원론적인 수준에서 얘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일본은 계속해서 (지소미아) 유지를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면서 "6월까지 한국 정부 입장은 연장이었는데, 이후에 일본이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조치를 취하면서 그 이유를 안보상 신뢰를 훼손했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일본 측에서는 초계기에 추적레이더를 조사(겨냥)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유감 표명이 있었다"며 "우리가 작전수행절차를 마련한 것에 대해서도 재고를 해달라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추적레이더를 조사한 바 없다. 탐색 레이더를 가동했다. 문제는 (일본의) 초근접 비행이 문제'라고 답했다"고 부연했다.

    고노 방위상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등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아주 어려운 상황에 놓여져 있다"면서 "일한(日韓), 일한미(日韓美)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일 사이에서는 여러 과제들이 발생 양국 관계 상당히 어려운 상황 지속되고 있다"며 "일한 간의 문제, 북한 정세 등 앞으로 한일 교류협력을 제안한다"고 했다.

    양측은 이날 30분 동안 회담을 가질 예상이었지만 10분을 초과해 진행됐다. 양국 국방장관의 만남은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