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77세… "박정희 반대" 외치다 '주사파 실체'에 눈 뜨고 우파로 변신
  • ▲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의 생전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의 생전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90년대 “국내 주사파(북한 주체사상 추종자)의 배후에는 김정일이 있다”는 주장으로 유명한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9일 오전 4시40분 선종(善終)했다.

    박 전 총장은 2017년 서울아산병원에서 당뇨합병증 판정을 받았다. 이후 꾸준히 치료받다 최근 증세가 악화해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총장은 1941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가톨락대와 대건신학대를 거쳐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70년대에는 박정희 정부에 맞서 싸웠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서강대 총장을 지냈다.

    박 전 총장은 1994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 참석했다가 “주사파와 우리식 사회주의가 생각보다 깊이 학원가에 침투해 있다”면서 “주사파 뒤에는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이 있고, 사노맹 뒤에는 북한의 사로청(사회주의청년동맹, 현재의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이, 그 뒤에는 김정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한된 수의 학생이라고는 하지만, 국내 주사파와 그 추종자가 10만 명에 이른다”며 이 같은 사실은 운동권 학생들로부터 고해성사를 받거나 면담하면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측과 신자 6명이 ‘고해 비밀 누설’ 혐의로 박 전 총장을 고발했다. 이후 박 전 총장은 가톨릭 내에서 보수우파로 유명해졌다.

    그는 천주교 예수회 소속으로 정의구현사제단 관계자들과도 친분이 있다.  2014년 7월 예수회 원로사제로서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과 함께 서강대 예수회 본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바 있다.

    그의 발인은 11일, 장지는 용인 천주교 묘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