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예술가 차별'에 반발... 악단 측, 8개 도시 순회 공연 전격 취소
  • ▲ 美로체스터대 이스트먼 음대 소개 화면. ⓒ이스트먼 음대 홈페이지 캡쳐.
    ▲ 美로체스터대 이스트먼 음대 소개 화면. ⓒ이스트먼 음대 홈페이지 캡쳐.
    중국이 미국의 대학 오케스트라 소속 한국인 단원의 입국을 거절했다 역풍을 맞았다. 오케스트라 측은 “중국공연을 연기한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 NBC뉴스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의 톱 클래스 음대 학장이 중국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한국인 단원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했음에도 공연을 계속 추진하다 역풍을 맞았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 반중정서가 강해지면서 친중기업들도 곤욕을 치른다고 한다.

    美로체스터대 이스트먼음대 오케스트라, 중국공연 사실상 취소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 로체스터대 이스트먼음대의 오케스트라는 조만간 중국 8개 도시에서 12일 동안 공연할 예정이었다. 80여 명의 이스트먼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 중에는 한국인도 3명이 있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한국인 단원 3명에게만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이유는 “한국인이라서”였다고 한다.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자말 로시 이스트먼음대 학장은 한국인 단원을 빼고 중국 순회공연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대학 내부와 지역사회가 이 소식을 듣고 거세게 반발하자 로시 학장은 결국 “우리 단원들이 모두 함께 갈 수 있을 때까지 중국공연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는 게 NBC뉴스 보도였다.

    NBC뉴스는 “중국은 2016년 7월 주한미군기지에 미사일 방어체계 중 하나(사드, THAAD, 종말고고도요격체계를 지칭)를 배치하자 K-팝 예술가들의 입국을 막는 등 일명 ‘한한령’을 내렸다”며 “중국의 이번 조치는 클래식 음악계에까지 ‘한한령’이 적용됐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NBC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와 로체스터 지역 언론도 이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中 “한국인에 비자 발급 거부했다면 관광은 어떻게 오나”
  •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니 더 푸'의 캐릭터와 비교해 놓은 사진들. 중국에서는 이 사진을 검색하면 불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니 더 푸'의 캐릭터와 비교해 놓은 사진들. 중국에서는 이 사진을 검색하면 불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논란이 커지자 중국 외교부는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와 ‘사드’ 배치는 무관한, 개별적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사안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면서 비자 발급과 사드 문제는 무관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겅솽 대변인은 이어 “2018년 한중 간 상호 방문객이 950만 명이고, 중국을 찾은 한국인도 연인원으로 419만3000명이었다”며 “만약 우리(중국)가 사드 문제로 한국인에게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수백만 명의 한국인들이 중국에 올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해명과 반박에 별 호응이 없다. 이는 미국 내에서 반중정서가 점점 확산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게임업체 ‘블리자드’ 중국 옹호 자기검열했다 역풍

    최근에는 게임업체 ‘블리자드’가 미국사회에서 비난을 받는다. ‘스타크래프트’ ‘하스스톤’ ‘오버워치’ 등으로 유명한 ‘블리자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사용자를 처벌하는 등 중국 당국의 편에 서서 자기검열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블리자드 게임 사용자들은 최근 SNS에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에서 ‘블리즈콘(블리자드 측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게임 전시회)’에 곰돌이 푸(Winnie the Pooh)처럼 입고 행사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곰돌이 푸’의 사진이나 관련 캐릭터 유통이 금지됐다(인디아투데이는 이를 활용해 시 주석이 화내면 곰돌이 푸로 변하는 애니메이션을 공개, 중국 측을 골탕먹이기도 했다).

    이에 블리자드 측은 곰돌이 푸처럼 입은 사람들의 입장을 금지하려 했다. 동시에 곰돌이 푸의 저작권을 가진 디즈니 측에 “저작권 보호 요청을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비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 사실은 곧 내부고발자를 통해 SNS와 온라인에 알려졌다. 디즈니 측 역시 “저희 캐릭터가 뜻깊은 일에 동참하는 것에 환호를 보낸다”며 정중하게 거절했다.